• 번호 : 37147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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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01) -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 한국 교회의 밀알


윤지충과 권상연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초대 교회의 순교자 스테파노가 떠오른다. 처음에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의 강림 이후 사도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앙공동체는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스테파노가 최고 의회에서 당당히 신앙을 고백하고 순교한 이후 신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사마리아와 이방인들이 사는 지역으로까지 복음이 확대되었다. 이는“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인데, 이를 두고 테르툴리아누스 교부는“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교의 씨앗”이라고 표현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전라도 땅이었던 진산(현, 충남  금산군 진산면)이 고향인 윤지충과 권상연은 제사 문제로 말미암아 순교에 이르게 된다. “자신이 죽으면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제사를 지내거나 신주(神主)를 모시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윤지충은 이종 사촌 권상연과 상의하여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이는 조선시대 양반들 사이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패륜이었기에 둘은 체포되었다. 이들이 관장 앞에서 심문을 받는 장면을 보면스테파노가 예루살렘 최고 의회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장면을 조선시대 우리 땅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관 장: 네가사교(그릇된종교)에빠져있다는게 사실이냐?

윤지충: 저는 전혀 사교에 빠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천주의 종교를 따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관 장: 너는 죽게 되더라도 이 종교를 버리지 못 하겠느냐?

윤지충:  만약 제가 높으신 제 아버지를 부인하게 된다면, 살아서든 죽어서든 어디로 제가 갈수있겠습니까?

권상연의 대답 또한 이러하였는데, 아는 신자들의 가르침과 몇 권의 교회 서적만을 보고 배워 고백한 신앙이라고 보기에는 믿지 못할 정도이다. 아직 선교사가 이 땅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와 같이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보며“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사도 7,55)는 말씀대로 성령의 이끄심을 실감한다. 이들의 순교 이후 자기 고향에 머물러 있던 신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조선 각지로 복음이 확대된 것을 보며‘땅에떨어진 밀알’이 다름 아닌 이분들을 가리킨다는 것임을 알게 된다.


글 :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2012년 01월 01일자 대전주보 : 제21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