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 건설”
청소년들에게 활력을 주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우리는 그 동안 장기적인 교구 사목의 방향인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 건설”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장기적인 계획안에서 해마다 단계적으로 제시하였던 사목지표는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교구 하느님 백성들의 협력으로 많은 사목적인 열매를 맺었습니다. 교구 하느님 백성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2013년을 “청소년들에게 활력을 주는 본당 공동체 건설” 이라는 구체적인 사목 지표를 제시합니다. 과열된 경쟁 구도 속에서 드러나는 폭력, 왕따, 자살, 성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 전체가 한참 동안 시끌벅적 요란스럽습니다. 뚜렷한 해결책 없이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교회는 이런 사회 안에서 큰 관심과 사랑으로 청소년들을 만나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희망 가득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신앙인으로 양성하는 청소년 사목에 관한 방안들을 찾아야만 합니다.
1. “신앙의 해”와 청소년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2012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그리스도와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최 50주년과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기념하는 “신앙의 해”는 “온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이신 주님을 향하여 참으로 새롭게 돌아서라.”는 하느님의 초대입니다.(「믿음의 문」 6항 참조)
교황께서는 “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에 맞추어 ‘신앙의 해’를 시작하는 것이 공의회의 가르침을 이해하도록 돕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상동 5항)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해를 굳은 신앙으로 교회를 쇄신하는 은총의 해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신앙의 해를 살기 위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신앙의 해는 공의회 정신의 실현을 통하여 교회가 쇄신해야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변화와 쇄신을 지향하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시대에 우리가 처한 위치를 확인해 주는 확실한 나침반입니다.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른 삶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쇄신하고, 교회도 쇄신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대전교구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면서, 청소년 사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 청소년에 대한 시각의 변화: 청소년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봅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청소년들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합니다(「사도직 활동」 12항). 이 표현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공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청소년들은 힘을 가진 이들이 아닌 부족하고 나약한 약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죽음의 문화와 상업주의에 휩쓸려 올바른 가치관을 설립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납니다. 청소년들이 과도한 경쟁 속에서 우정과 사랑, 꿈과 미래의 청사진보다 눈앞의 경쟁에서 오는 두려움과 타협하며 살고 있습니다. 장래 희망을 빼앗긴 채, 항변조차 못하는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된 현실 앞에서 청소년들이 살고있는 시기는 “꿈과 희망의 시기”가 아니라, 빨리 탈출해야 할 "어둠의 터널"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을 보고 "매우 커다란 힘을 지닌 이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공의회에서 말하는 청소년들의 “힘”은 과거에 비해 활동영역이 넓어졌고, 그 결과로 우리 사회 안에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증대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현대 사회가 발전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무대가 넓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실재로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은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정보화된 세상에 빠르고 폭넓게 적응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인 현상들 안에서 청소년들은 커다란 힘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힘없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로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청소년들의 힘이 표출되고 있음을 보곤 합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올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청소년들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청소년들에게 공의회가 말한 ‘커다란 힘을 지닌 이들’이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청소년들이 가져야 할 힘의 원천을 신앙에서 찾아야 합니다. 신앙은 왜곡된 가치관과 경쟁으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커다란 힘을 지닌 이들”로 변화됩니다.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연약한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깁니다.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1사무 17,47) 골리앗을 무찌른 거대한 힘을 가진 소년 다윗의 무기는 신앙이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청소년들은 나약하고 미성숙하지만, 신앙의 눈으로는 그들의 나약함은 오히려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앙은 매우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청소년으로 변화시킵니다.
3. 청소년 사목의 방향: 청소년들에게 신앙의 주도성을
공의회는 “청소년들이야말로 청소년을 직접 만나는 첫째 사도가 되어야 하며, 자기들이 살고있는 사회 환경을 고려하여 자기 자신들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들을 통하여 사도직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사도직 활동」 12항) 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청소년들에게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주면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더 이상 사도직의 대상만이 아니라, 청소년들도 그리스도의 사도로 활동할 수 있으며, 이 시대에도 그들에게 주어진 고유한 사도직의 영역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어야 합니다.
본당 안에서 청소년 사목자의 역할
우리의 청소년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하면서 고유의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목자의 청소년들에 대한 믿음과 인내는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은 주도성을 가지고 사도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하여 무수히 넘어지는 어린 아이처럼, 시행착오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아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사회의 획일화된 평가를 받으며 자존감을 잃고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면서, 그들과의 친밀한 대화의 시간을 가짐은 중요한 일입니다. 사목자는 청소년들에게 참고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사목자와 청소년과의 인격적인 대화와 관계는 왜곡된 경쟁 사회에서 목말라하는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 주고, 그들을 교회를 사랑하는 젊은이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청소년 사목국의 역할
청소년 사목국은 청소년들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주도성을 갖고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 주어야 합니다. 본당 사목자들이 도와주기 어려운 영역들을 다른 차원에서 지원하고 협력하기 위하여 청소년 사목자들을 위한 전반적인 도움을 뜻합니다.
청소년 사목국에서는 청소년들의 기본적인 신앙 교육을 위한 교리교재를 연구하고 발행하며, 교리 교사 양성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또래의 만남 안에서 그리스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청소년 신앙 대회 개최, 주도적인 청소년 사도직의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청소년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폭력, 왕따, 자살, 무너진 성윤리)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 연구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청소년들을 도와주어, 그들이 하느님 안에서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하여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가정 공동체의 역할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올바로 성장하도록 기초적인 틀을 형성시켜 주는 곳이 가정 입니다. 부모의 모범적인 신앙생활은 청소년들의 신앙을 길러주는 최고의 길입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은 거대한 죽음의 문화 앞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수많은 왜곡된 가치들이 청소년들의 신앙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부모에게 의존하며 성장한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유혹들은 부모들의 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가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사회의 가치를 따라가면 청소년들의 신앙은 설 곳을 잃어버립니다.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기도를 배웁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기도의 열매를 체험합니다.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만납니다. 우리의 장한 신앙의 선조들께서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청소년들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하도록 세상의 유혹을 이기는 부모의 용기와 선택이 필요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예수님께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8)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사제가 되는 길과 남녀 수도자가 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청소년들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성 유대철 베드로를 본받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세상의 유혹에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합시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착한 목자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기를 기원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실천하며 힘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도록 합시다.
천주강생 2012년 12월 2일 대림 첫 주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