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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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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서로 사랑하는 사제되게 하소서! - 2012년 성유축성미사 교구장 주교님 강론

서로 사랑하는 사제되게 하소서!

 

오소서 성령님,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부님들,
예수님께서 사제직을 설정하신 성목요일입니다. 성목요일은 예수님께서 지상 생활에서 보여주신 사랑과 가르침의 종합이 있는 성삼일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지상에서의 삶을 마치시기 전에 사제직을 설정하시고, 사제들을 통하여 당신께서 지상에서 하시던 구원 사업을 계속하도록 하셨습니다. 사제직무를 통하여 베드로 위에 세우신 지상 교회에 봉사하도록 우리들을 사제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목요일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예”하고 대답하고, 사제로 서품된 우리 모든 사제들의 생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뒤를 이어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사제로 불러 주셨음에 감사드립시다. 신부님들께서는 그 동안 우리 대전 교구에서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착한 목자로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구 사제들 중에 유학, 교포 사목, 선교, 업무, 병환 등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모든 신부님들도 기억하도록 합시다. 특별히 영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신부님들을 기억하면서 좋으신 하늘 아버지께서 위로, 희망, 지혜, 힘을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또한 우리 교구에서 봉직하시다가 근래에 천국으로 떠나신 이인하 신부님과 김동억 신부님, 하늘 아버지 집으로 먼저 가신 신부님들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부님들,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2012년 사순 시기 담화에서 사순 시기는 우리가 그리스도인 삶의 핵심인 사랑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교의 사랑은 “상호성” 안에서 그리스도교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종교에서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또 모든 종교에서 황금률이라고 부르는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너도 남에게 해주어라”라는 말씀처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면서 “사랑의 상호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핵심, 심장입니다. 예수님 가르침의 심장은 서로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신약에서 맨 먼저 쓰여진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 나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공동체 안에 현존하는 형제적 사랑의 현실에 대하여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1테살 4,9) 라고 말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사도 바오로는 “여러분이 서로 지니고 있는 사랑과 다른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도, 여러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처럼 주님께서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기를”(3,12) 원하시며 기도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서로간의 사랑이 커가는 것에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더 커지고 있기 때문”(2테살 1,3)에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바오로 사도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 구성원들은 그들 상호간에 서로 사랑하여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로마 12,5)가 되었으며, 그들 사이에 “몸에 분열이 생기지 않고 지체들이 서로 똑같이 돌보게 하셨습니다.”(1코린 12,25) 라고 바오로 사도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로간의 사랑은 그리스도인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빚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은 예외입니다.”(로마 13,8) 라고 말씀하셨고, “그러므로 기회가 있는 동안 모든 사람에게, 특히 믿음의 가족들에게 좋은 일을 합시다.”(갈라 6,10) 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께서 주신 계명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요한 사도는 자신이 쓴 복음에서 상호간의 사랑 즉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13,35; 15,12; 15;17)에 대하여 4번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한 사도는 자신이 쓴 첫째 서간과 둘째 서간에서 6차례나 새 계명에 대하여 말합니다. “여러분이 처음부터 들은 말씀은 이것입니다. 곧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1요한 3,11; 3,23; 4,12; 2요한 1,5) 하느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처럼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1요한 4,7; 4,11)
왜 하느님께서는 다른 종교에서처럼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서로 사랑하라는 사랑의 상호성을 중요하게 여기십니까? 예수님께서 새 계명을 천국에서 가져오셨기 때문입니다. 상호간의 사랑의 계명은 하느님 자신이 사시는 상호간의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친교이시고, 성삼위(삼위일체)의 사랑의 상호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그리스도인은 성삼위의 삶, 관계의 삶, 친교의 삶을 사는 전문인이 되어야 합니다. 친교를 건설하는 사람, 관계를 맺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자신이 중심이 되는 이기주의가 팽배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주장하고 자신만을 내세우니 서로 갈라져 싸우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앞두고 거짓, 단절, 편 가르기가 한창입니다. 분명한 현실은 나라 전체가 소통 부족으로 큰 어려움, 아니 큰 상처,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중병에 걸려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하여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합니다. 자신 만을 내세우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에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불행하게도 성삼위의 하느님, 공동체의 하느님, 친교의 하느님, 관계의 하느님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소통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웃을 “또 다른” 나라로 여긴다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부님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금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또한 금년 10월에 개최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주제가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 복음화”입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가톨릭교회교리서는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굳게 믿고, 하느님을 삶의 첫자리에 모시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삶으로서 모두가 더불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를 바라십니다. “신앙의 해”는 복음을 살 때만이 실현시킬 수 있으므로 우리가 복음을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해“를 잘 살기 위하여 복음을 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앙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적인 행위입니다. 신앙은 교회의 친교 안에 실천하고 또 세상에 전해야 하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해를 위한 모든 노력은 신앙을 기쁘게 재발견하고 새롭게 전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은 현재의 역사 안에서 이 시대의 표징을 바라보도록, 세상에서 우리가 모두 부활하신 주님 현존의 살아있는 표징이 되라고 당부합니다.
“신앙의 해”를 잘 살기 위하여 우리 모두 복음으로 돌아갑시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이 세상의 삶을 마감하시기 전에 최후의 만찬에서 유언처럼 주신 새 계명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각자에게 호소하고 계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부족한 우리 주교들과 우리 신부님들에게 변함없이 베풀어 주시는 사랑, 기도,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성당에 갔다가 신부님이 계시지 않으면 허전한 마음이 든다는 말씀을 듣습니다. 신부님이 계시지 않은 성당...,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형제자매님들께서 우리 신부님들을 더 많이 사랑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신부님들의 사목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오늘날 “참된 신앙인으로 살기가 참으로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자기중심이고 돈 중심이며, 나에게 도움이 되면 선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복음 말씀을 구체적인 생활에서 살아야 합니다. 삶의 원칙이 복음이어야 합니다. 복음의 논리대로 사는 삶은 우리를 성덕으로 나아가는 은총의 삶을 살도록 만듭니다. 신앙이 기쁨으로 변하는 부활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런 부활의 삶을 살기 위하여 새 계명의 삶을 살아야 하고, 특별히 우리 자신을 십자가의 예수님과 함께 못 박혀 죽을 때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처럼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하늘 아버지를 많이 닮는 자녀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또한 그런 은총을 청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고맙습니다.

      2012년 4월 5일 성유 축성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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