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35799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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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지] 교구장 주교님의 2011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2011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자비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성모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올리신 성모 승천 대축일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및 하시는 일에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성모님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하늘에 불러올려지리라는 희망을 주는 이 성모 승천 대축일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되었고(1945년), 3년 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는(1948년) 기쁨을 맞았습니다. 따라서 이 날은 우리가 다중(多重)으로 감사하고 기뻐하게 되는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1. 금년에는 다른 해보다 많은 장맛비로 피해가 매우 컸습니다. 또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등 자연 현상들은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변화무쌍합니다. 뛰는 물가, 전세와 월세의 상승, 높은 대학 등록금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합니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빈부 격차는 더욱 심해 갑니다.

남과 북이 한 민족임을 마음 깊이 새기며 더불어 살도록 함께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호 불신으로 말미암은 긴장 관계로 인해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부산 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에서도 나타나듯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비리는 우리를 우울하고 슬프게 만듭니다. 특히 한국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의 윤리 의식의 실종과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성 상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케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경제가 최고다”,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경제제일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경제’ 앞에서는 정직도 우정도 정의도 빛바래 갑니다.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나아진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잊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우리들입니다. 가장 많이 가진 자가 부자가 아니라,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명확하게 가르쳐 줍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1티모 6,10) 재물은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지만, 하느님 밑에 둘 때 비로소 올바른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그러니 “예수님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진 자다.”라고 하신 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님의 말씀을 늘 기억하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2.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애착을 끊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요구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 정신의 사회적 양심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은 자기 나라를 그리스도의 법에 따라 건설해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적이지 못한 사회 현상 앞에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교회의 가르침과 자신의 삶을 별개로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이 지니고 살아온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신념과 지식이 복음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에 대치될 때, 이를 수용하기보다는 자주 자신의 것을 교회가 받아 주기를 바라는 태도를 보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주장을 교회가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모습까지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신 성모님처럼, 가정이나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적인 일에 있어서도 우리는 자신의 뜻이나 자신의 유익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3. 어머니는 비록 자녀가 나쁜 일을 하더라도 사랑을 거두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가 처해있는 그 어떤 고통스러운 상황도 뛰어넘는 그 무엇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모든 것을 능가하므로 모든 것을 덮어 주고 숨겨 주고자 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합니다.

보통 어머니들이 이렇다면,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신 아기 예수님의 인간적․신적 어머니이시며, 우리 모두의 영신적인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어떠하실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당신 아드님이 우리를 위해 가장 잔학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상황마저 마다하지 않으실 정도로 크셨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주시는 분, 하느님을 설명하는 ‘펼쳐진 책’과 같은 분이십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을 가장 많이 닮고, 하느님을 가장 많이 드러내 보여 주신 피조물이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우리를 위한 성모 마리아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새로이 하도록 합시다. 마리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모범이시며 하느님께로 데려다 주는 성모 마리아를 본받도록 합시다.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성모 마리아님, 우리나라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2011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 흥 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