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479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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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축하" 산사로 간 주교님

부처님 오신날 축하
"부처님 오신날 축하" 산사로 간 주교 이·심·전·심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장 갑사 방문

▲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석가탄신일을 축하하기 위해 계룡산 갑사를 찾은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왼쪽)주교가 갑사 장곡 주지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사찰을 둘러보고 있다. /공주=전우용 기자


장곡스님 교황선종때 성당방문 답례
"사랑·자비 넘쳐나면 세상 밝아질 것"

"반갑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후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계룡산 갑사에 들어서자 장곡 주지스님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았다.

이들이 나눈 인사말은 지극히 평범했지만 맞잡은 두 손과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봄햇살만큼이나 따뜻하고 정겨웠다.

"내일(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참석하면 좋을텐데 여의치 않아서 미리 왔습니다."

유 주교가 이날 갑사를 방문한 것은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고, 지난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당시 장곡 스님이 대전 대흥동 성당을 방문해 조문한 것과 유 주교의 착좌식에 참석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유 주교의 이날 방문은 대전교구장 취임 후 첫 '이웃종교'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 주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난 화분과 교황청이 발표한 축하메시지를 장곡 스님에게 전달했다.

유 주교의 방문에 갑사 신도들은 적잖이 놀란 모습을 보이면서도 합장을 하며 반겼고, 유 주교는 이런 신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따뜻한 미소를 선사했다.

장곡 스님의 안내로 경내 전시관에 전시된 보물 제582호 월인석보판목을 관람한 유 주교는 스님의 거처로 옮겨 '종교간 교류·화합' 등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유 주교는 "어디서든 종교인들이 마음을 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면서 종교인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장곡 스님은 "종교가 세상을 편안케 해야 하는데 때론 세상을 불편케 하는 것 같다"면서 "예수님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에 따라 종교가 벽을 허물고 이해하고 관용을 베풀면 세상이 더없이 아름다울 것"이라며 유 주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나무들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답다"며 천년고찰의 멋스러움을 찬탄하던 유 주교는 "교황대사님이 대전에 오시면 이쪽으로 모셔야겠다"며 "앞으로도 종종 뵙길 바란다"고 말했고, 장곡 스님은 "언제든 오시라"며 화답했다.

유흥식 주교와 장곡 스님의 만남은 30여분에 불과했지만, 지역 양대 종교 대표자들이 그동안의 '즉흥적인 만남'을 넘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였다.


전진식 기자 sinmunma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