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기독교史의 중요 부분..권리 회복 기대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터키 방문을 계기로 차별 및 박해를 받고 있는 터키의 소수 기독교 신도들이 종교적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황은 이번 터키 방문을 통해 지난 9월 이슬람교 폄하 발언으로 야기된 이슬람권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론 소수 기독교인들의 종교적 권리 회복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속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인구 7천만명 가운데 99%가 이슬람 신도인 터키에는 아르메니아 정교도가 6만5천명, 유대교 신자 2만3천명, 가톨릭 신자 2만명, 개신교 신자 3천500명, 그리스 정교 신자 2천명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터키의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세 십자군 전쟁의 주요 무대였던 것은 물론 325년 가톨릭의 교리를 확립한 니케아 종교회의가 현재 이즈니크 지역에서 열린 것을 비롯해 역대 가장 중요한 기독교 행사가 이 곳에서 치러졌다.
신약 성서에 나오는 초기 기독교 주요 교회 7곳이 터키 영토에 있으며, 현재 이스탄불로 불리는 콘스탄티노플은 1453년 오토만 터키의 지배 하에 들어가기 전까지 1천년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다.
이스탄불에는 아직도 정교의 총본산이 자리 잡고 있으며 바르톨로뮤 총대주교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의 절대적 지위에 눌려 터키의 교회는 차별과 박해, 심지어는 폭력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터키 정부가 교회 건축과 토지 소유를 허락하지 않아 주택가의 낡은 건물 일부를 임대해 교회로 사용하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이 심각한 지경이다.
정교의 경우 지난 1971년 이스탄불 인근 섬에 있는 할키 신학교가 정부에 의해 폐쇄돼 성직자 양성도 못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대주교가 터키 시민이어야 하며 외국식으로 교육하는 신학교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터키의 그리스 정교와 아르메니아 정교 사회는 1970년대 소유하고 있던 토지가 국유화되고 대부분의 재산이 몰수된 이후 이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압력으로 레젭 타입 에르도간 총리는 소수 종교의 권리 회복을 위해 일부 법률을 개정하고 신학교 설립도 허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터키의 세속주의 법령과의 불일치로 시행이 난관에 빠져있다.
기독교 개종자들을 백안시하는 풍토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터키 정부는 학생들이 기독교 모임에 나갈 경우 부모에게 개종을 막아달라는 통지를 보내고 있고, 일부 보수 언론은 기독교 성직자나 개종자들을 반역자나 서방 스파이로 묘사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슬람교도가 아니면 경찰이나 군인이 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월에는 덴마크 언론의 마호메트 만평에 분노한 한 10대 청년이 가톨릭 사제를 살해했으며, 앙카라의 한 개신 교회는 민족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창문과 기물이 파손되기도 했다.
앙카라의 개신교 목사인 이흐산 오즈베크는 "터키의 기독교 개종자들은 심각한 차별과 폭력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번 교황 방문은 터키 당국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터키의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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