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가톨릭 신자는 10년 전에 비해 75% 늘어나 514만명. 이런 추세라면 10년 후엔 가톨릭교회 신자수가 개신교(862만명)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천주교 일각에서 ‘한국 가톨릭 교회에 과연 신학이 있는가’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 주목된다.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이사장 김병상 신부)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신앙의 부재, 신학의 부재-한국 가톨릭신학의 자리찾기’라는 주제로 제7회 심포지엄을 열었다. 다소 파격적인 주제 때문인지 신부·수녀·평신도 등 300여명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심포지엄을 마련한 김병상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한국교회는 화려하고 양적 팽창을 계속하고 있으나 ‘과연 신학이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며 “(신학이) 없으면 말잔치에 불과하고, 이는 시대적 성찰과 고민을 필요로 한다”고 주제 선정 취지를 밝혔다.
첫 발제자로 나온 오민환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상임연구원은 ‘사유하는 신앙, 증거하는 신학’이란 발제에서 “신앙은 하느님으로부터 유래하는 것과 아닌 것을 분별하는 능력이며, 철저한 자기반성과 회개를 통한 비판정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하고, “교회 직무자들이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거나, 신자들의 소리에 경청하지 않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학은 이제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매순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인국(청주교구 오송성당) 신부는 ‘하느님의 이야기, 예수님 이야기’라는 발제에서 “‘안 들어도 빤한 소리’라는 개신교 설교나, ‘듣고 또 들어도 모르는 소리’라는 천주교 강론이나 모두 말씀의 부실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통신학의 고유 용어들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비평작업을 통해 복원하고 오늘의 의미로 새롭게 해석해서 그 뜻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나 다 시원스럽게 알아듣고 저마다 살이 되도록 하느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날 논평자로 나선 김일회(인천교구 사회사목국) 신부와 유혜숙 통합사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에는 공감하면서도 위기타개를 위한 구체적 해석 방법에는 이론을 제기했다. 상큼한 바람처럼 느껴지는 ‘천주교의 자기성찰’ 메시지가 교계 안팎에서 어떤 반향을 거둘지 자못 궁금하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