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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 밝혀온 120년… “이젠 교회門 나섭니다”
‘창사 120주년’ 가톨릭출판사 사장 박항오 신부
그동안 3000여종 펴낸 우리 출판史의 큰 기둥 “옳은 가치관 심어주는 청소년 책 등에 관심”
가톨릭출판사는 1886년 서울 정동에 세워진 ‘성서활판소(聖書活版所)’를 모태로 삼는다. 포교가 금지된 상태에서도 프랑스 신부들은 1880년에 이미 일본에서 ‘한불자전(韓佛字典)’을 펴냈다. 1881년에는 한글 인쇄를 목적으로 요코하마에 인쇄소를 세웠다가 1886년 5월 한불조약이 맺어지자 바로 인쇄소를 서울로 이전한 것. 이때 이미 출판을 통한 선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가톨릭출판사는 이 해를 창사기점으로 삼고 있다. 2001년부터 사장을 맡고 있는 박항오 신부는 초대 사장 코스트 신부 이후 15번째 사장이다. 박항오 신부는 “지금까지 펴낸 책이 3000여 종에 이른다”며 “단행본 출간도 의미가 깊지만 어린이·청년 잡지, ‘경향신문’ ‘창조’ 등 신문과 지성지(誌)를 잇달아 펴내며 민족계몽에 앞장섰던 점은 가톨릭출판사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창사 120주년을 맞아 청소년 등 교회 바깥의 독자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천주교 전문서적 발간 등 두 가지 방향에 역점을 두겠다고 박 신부는 밝혔다. 그는 “어린이 책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청소년 책은 논술 등 입시용 도서 외에 인생의 가치관을 알려주는 책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회 밖으로 시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심화된 천주교 서적 발간은 현재 15권이 발간된 ‘가톨릭문화총서’로 대표된다. 박 신부는 이 총서를 ‘우리말로 신학(神學) 하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신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려면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를 잘 해야 했습니다. 공부에 꼭 필요한데 번역되지 않은 책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신학 석사 학위를 받는데 필요한 서적은 다 저술·번역할 예정입니다.” 박 신부는 이를 위해 “번역료는 물론 연구비까지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가톨릭출판사 건물 내에 문을 연 ‘가톨릭화랑’을 적극 활용해 우리 작가에 의한, 우리 심성에 잘 맞는 성물(聖物)을 개발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가톨릭출판사는 창사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도 마련했다. 오는 28일에는 ‘가톨릭 출판문화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리고, ‘전국 독후감 공모대회’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16일부터 9월 14일까지 가톨릭화랑에서는 가톨릭출판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물과 그동안 간행된 주요 출판물이 전시된다. 또 하나 가톨릭출판사가 역점을 두는 기념사업은 오는 9월 개강하는 ‘가톨릭문화학교’. 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교장을 맡게 되는 문화학교는 어렵고 배울 기회가 적은 천주교 문화와 철학, 교리를 가톨릭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배울 수 있다. 한 한기 10주, 전체 4학기 과정이며 앞으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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