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2737
  • 글쓴이 : 홍보국
  • 작성일 : 20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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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역 폭우 피해 현장을 가다


중부지역 폭우 피해 현장을 가다

"가족들 몸 성하니 감사해야죠"

 '물폭탄'이 터진 것 같은 수해 현장.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상처는 참혹하다는 말로밖엔 표현할 길이 없다. 강원도 인제, 서울 지역과 기타 교구별 수해 피해 현장를 찾았다.

<<춘천교구>>

 ○…춘천교구 인제본당(주임 박재현 신부) 관할 구역 중 남북1리는 마을 한가운데로 쏟아져 들어온 빗물과 토사로 폐허로 변했다. 삽을 들고 안방까지 밀려들어온 토사를 퍼내던 이옥경(로엘라, 67)씨는 "토요일(15일) 오전 8~10시께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쏟아지는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그나마 가족들 몸 성한 걸 천주님 은혜로 여기고 청소하고 있으나 언제쯤 사람 사는 집이 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재현 신부가 이씨의 흙투성이 손을 잡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하자 이씨는 "우리 본당 식구들 다 힘내야지요. 신부님도 파이팅!"하며 오히려 박 신부를 격려.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산골마을 인제군 덕산리도 마을 전체가 초토화되기는 마찬가지. 쪼그리고 앉아 줄담배를 피워대던 한 노인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어"하며 빗줄기를 계속 뿌려대는 하늘을 쳐다봤다. 평생 일궈온 생활 터전인 방앗간을 송두리째 잃은 한효수(엘리사벳)씨도 실의에 빠져 임시대피소에서 아예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인제본당에서 신심이 좋기로 소문난 황영옥(레지나, 74) 할머니 집은 전쟁터 같은 폐허 속에서도 멀쩡해 화제. 황 할머니는 "밤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 '동네 사람들 다 피신했는데 뭐하냐?'며 빨리 나오라고 소리치기에 '나는 촛불 켜놓고 비 덜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겠다'하고 돌려보냈다"며 "그래서 그런지 산비탈에서 쏟아지는 물이 내 집만 피해갔다"고 말했다.

 인근 군부대 장병 수백명이 빗속에서 바위와 나무 등을 치우는 복구작업은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터의 잔해를 정리하는 광경을 방불케 했다.

 박 신부는 "피서객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상인들도 큰 피해를 입고 시름에 잠겼다"며 "이럴 때일수록 피서객들이 강원도에 와서 소비를 해줘야 주민들 재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통본당(주임 이수영 신부)도 고립지역이 많아 신자가정 피해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북면 한계2리에서 송어양식장과 횟집을 운영하는 신동희(테오도라)씨는 토요일 오전 불과 2시간 만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데다 종업원마저 급류에 실종돼 본당 신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수영 신부는 "신 테오도라 자매는 올해 부활대축일에 세례를 받은 새내기 신자인데도 잃어버린 재산에 연연하지 않고 종업원 실종에만 가슴 아파하고 있다"며 "그를 비롯해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본당 신자들과 기도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남본당의 경우 성당에 토사가 흘러들어온 정도지만 신자들 가운데 5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기린본당, 진부본당 등은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통신이 불통돼 현지 피해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교구>>
 
 ○…한강둔치가 모두 잠길 정도로 4년만에 집중호우를 당한 서울은 특히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가 물에 잠겨 피해가 크다.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이 이어지는 안양천 둑이 터져 양평동 일대가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 주민들은 한강전자공예고교 등 인근 학교에 대피했다가 물이 빠지자 되돌아왔으며, 안양천 둑은 임시 복구돼 파란색 비닐로 덮여 있는 상황. 다행히 시간당 10㎝씩 한강 수위가 낮아지고 있는데다 기상청에서도 큰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는 없어 영등포구청 직원들과 주민들은 17일 현재 건물과 상가 지하에 가득찬 물을 빼내는 작업에 열심이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양평동 물류센터가 이번 안양천 둑 유실로 물에 잠겨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재민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다닐 정도로 물이 차오르면서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있던 쌀 등 곡식류가 일부 물에 잠겼고, 16일 오후 3시에는 전기마저 끊겨 밤새 어둠 속에서 25명의 직원들이 복구작업을 해야 했다.

 이현우(36) 물류관리팀장은 "전기가 끊겨 냉동실과 냉장실에 보관된 식품이 변질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아직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목동본당과 자매결연을 맺은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안동교구 본부 김시영 지도신부는 "농민주일 행사차 목동본당에 들렀다가 양평동 물류센터 수해 소식을 들었다"며 "그래서 돌아갈 생각도 하지않고 안동교구 물품이 보관돼 있는 물류센터 복구작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기타교구 >> 

 ○…원주교구 관할 지역에선 충북 단양군 매포본당 관할 영춘공소 일대 농지가 물에 잠겨 피해가 컸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횡성본당 관할 구역 또한 농경지 침수 피해가 가장 크고 현재까지 신자 가정 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선본당은 성당이나 신자 가정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교구는 매괴여중ㆍ고, 충주성심학교 등 2개교 석축과 토사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16일 오전 11시께 무너진 매괴여중ㆍ고 신관 오른쪽 석축은 높이 8m, 길이 25m, 면적 200㎡ 가량으로, 다행히 교사와 석축 사이 공간이 3m나 돼 교실에까지 토사가 밀려오지는 않았다. 피해 복구 비용은 83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17일엔 충주성심학교 운동장과 혜성유치원이 연결되는 언덕이 일부 유실됐다. 최근 학교 숲가꾸기를 하면서 계단을 없애고 심은 잔디가 미처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호우가 집중되면서 무너져 내렸다.


[사진설명]
▲ 강원도 인제 덕산리 한 마을에서 군 장병들이 가정집을 덮진 나무를 들어내고 있다.

▲ "용기를 잃지 마세요." 인제본당 박재현 주임신부가 수해를 입은 이옥경씨 집을 찾아가 위로하고 있다.

▲ 인제본당 수녀와 신자들이 담장이 무너지고 토사로 뒤덮인 수녀원 앞마당에서 피해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서울여의도 63빌딩 옥상에서 바라본 한강 둔치가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한강 철교가 보인다.

▲ 대화본당 배달하 주임신부(왼쪽 두번째)가 재해재난 긴급구호품을 전달해 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부회장 이상용 신부(가운데)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 양평동 수해지역. 양평동에 사는 한 아이가 책가방과 축구공, 장난감을 챙겨 밖으로 빠져 나오고 있다.

▲ 서울 카리타스 봉사단원들이 토사로 엉망이 된 평창군 대화면 송어양식장을 치우고 있다.

▲ 우리농운동본부 동서울본부 양평동 물류센터도 수해를 입어 직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 이밖에 대전교구 유흥식 교구장은 "폭우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임무이며, 인간이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지혜를 배우는 은총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어려울 때에 서로 돕는 아름다운 전통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생명을 잃는 이들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하여 특별 기도를 바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갑작스런 폭우로 큰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진 어려운 형제들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하여 2차 헌금을 실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며 교구본당의 2차 헌금 지원을 요청했다

[2006.07.22 오전 1:05:26]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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