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22218
- 글쓴이 : 한광석
- 작성일 : 2008/12/19
- 조회수 : 3,164
교황 "금융위기는 크리스마스 정신 복원할 기회"
교황 베네딕토 16세
무슬림 지도자 만나 종교적 극단주의 공동 대처 천명
(바티칸시티 AP.AFP.로이터=연합뉴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7일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가 갖는 숭고한 메시지를 재발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주례 미사를 집전하는 자리에서 "금융위기는 수많은 가정에, 또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크리스마스가 추구하는 따뜻함과 순수함, 친선, 연대 같은 가치들을 복원하는 데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만인의 축일'이라고 정의하고, 크리스마스는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예수 탄생이 갖는 메시지인 '희망'이라는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이날 바티칸에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열린 가톨릭-이슬람교 지도자간 '종교간 대화'에 참석했던 무슬림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적 극단주의에 함께 대처하기로 약속했다.
교황과 리비아에 기반을 둔 '세계 이슬람 협의회(WICS)' 소속 무슬림 대표단은 4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동 선언문을 통해 "종교 지도자들은 젊은이들이 종교적 광신주의,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고 평화의 사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선언했다.
가톨릭-이슬람 지도자 간 대화는 지난 2006년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행한 야외 미사 강론을 통해 이슬람을 폭력과 동일시하는 비잔틴 제국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일으킨 뒤 종교 간 오해를 피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다음 대화는 리비아의 트리폴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교황청 신문인 '오세르바토레 로마노'지는 이날자 신문에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 쟌프란코 피니(56) 하원의장의 "교황청은 지난 1938년 이탈리아에서 제정된 '반(反)유대법'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문을 실었다.
이 신문은 "파시즘의 계승자 피니가 교황청에 책임을 돌리다니 놀랍고도 화나는 일"이라고 논평하고, 피니 의장의 발언은 '가련한 정치적 기회주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피니 의장은 앞서 '반유대법'이 공포된 지 70년째인 지난 16일 "파시즘만으로는 반유대법을 설명할 수 없으며, 우리는 왜 이탈리아 사회가 예외없이, 심지어 교회조차도 반대 의견 없이 이 법을 따랐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반유대법'은 베니토 무솔리니가 집권하던 지난 1938년 제정된 법으로, 비(非) 유대계 백인인 '아리아인'과 유대인의 생활권을 분리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학교에서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하고 경제 제재를 겪는 등 많은 고통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