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21703
  • 글쓴이 : 한광석
  • 작성일 : 2008/12/12
  • 조회수 : 3,108

WP "남한 사람, 탈북자들에 너무 무관심"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난 탈북자 신동혁(26)씨의 남한 생활 상세 보도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남한 인구의 0.001%만이 북한에 대한 진정한 이해나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24세까지 '생지옥'을 경험한 뒤 탈출에 성공한 탈북자 신동혁(26)씨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신동혁씨의 탈북과정과 남한의 삶을 소개한 기사를 1면과 20면에 싣고 "탈북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남한에는 현재 14,431명의 새터민(탈북자)들이 정착해 살고 있고, 신 씨의 경우는 초기 정착금으로 남한 정부로부터 월 800달러를 지원받았지만 이것마저 끊겨 지금은 실업자로 어려운 삶을 견뎌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씨는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인구의 0.001% 정도만이 북한에 대해 진정한 이해나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불과 몇 십년전만 해도 남한 사람들은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고도성장과 경제적 번영이 이를 잊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잘 사는 남한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신 씨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남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유권자의 3%만이 북한문제를 최우선 관심사라고 답했고, 대다수 유권자들은 경제성장과 더 많은 보수에 압도적인 관심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포스트는 "남한 사람들이 독일 통일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혼란이 야기됐던 점을 지켜봤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는 남북통일을 원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한사람들은 가난한 북한의 급격한 정치적 붕괴로 인해 그들의 삶의 질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이전 남한 정부가 '햇볕정책(sunshine policy)'을 표방하며 북한에 식량과 자원을 제공해 왔지만 상대적으로 북한의 인권 실상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신 씨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북한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15만명에서 최대 2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 씨는 북한내 최악의 수용소로 알려진 평안남도 개천의 제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24세까지 성장했다. 그의 가족은 아버지 형제가 한국전쟁 당시 남측에 협력하고 이후 월남했다는 죄목으로 수용소에 끌여 왔다.

신 씨는 탈출에 실패한 어머니가 1996년 교수형에 처해지고 같은 날 동생이 총살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탈출을 결심하고 수용소의 전기 철조망을 끊고 탈출에 성공해 2006년에 한국에 왔다.

그는 자신의 수용소 삶을 이야기로 엮은 책 '세상 밖으로 나오다(Escape to the Outside World)'를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