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20489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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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천박하고 끔찍한 색안경 ‘문근영 악플’
[사설]천박하고 끔찍한 색안경 ‘문근영 악플’
입력: 2008년 11월 19일 01:36:40
배우 문근영씨의 숨은 선행이 공개된 뒤 이를 매도하는 악성 댓글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문씨는 최근 익명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년 동안 8억5000만원을 기부한 것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 경제난의 찬바람에 움츠러든 국민들의 가슴을 녹여주는 훈훈한 뉴스였다. 그러나 미담이 알려지자 문씨에게는 바로 악담과 함께 돌팔매가 날아들었다. 일부지만 선행조차 악의로 덧칠하는 이들의 모습은 참담하고 끔찍하다.
문씨를 원색 비방하는 악플들은 우리 사회의 악마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혼자 착한 척한다”는 질시나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언론플레이”라는 의시(疑視)는 위선과 가식이 팽배한 불신사회의 천박한 단면이다. 문씨의 가족사를 들먹이며 색깔론과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 색안경을 쓰고 상대를 옥죄는 우리 사회의 모습 그대로이다. 극우 논객 지만원씨는 비전향 장기수였던 문씨의 외할아버지를 거론하며 “문근영 기부천사 만들기는 빨치산 선전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비방은 일부의 호응을 얻어 빠르게 인터넷 공간을 점령하는 괴력을 떨쳤다. 심지어 문씨의 출신지를 들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글들도 쏟아졌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행태는 한 스타의 아름다운 선행까지 일그러뜨렸다.
많은 네티즌들이 “기부하는 사람에게까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냐”며 이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다행스럽다. 문씨 측도 “악플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저절로 수그러들 것이므로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은 그를 비방한 이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뒤로 한 문씨의 의연함은 선행에 이어 높이 살 만하다. 네티즌들의 ‘선플’운동도 우리 사회의 자정능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악플러들이 목청을 높이는 것이 현실이지만 문씨와 다수의 네티즌들이 보여준 자세는 우리의 미래가 돼야 한다.
- 경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