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7867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8/09/16
  • 조회수 : 3,354

안재환 자살 계기로 본 교회의 역할

[이슈점검] 안재환 자살 계기로 본 교회의 역할

자살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한국 교회는 자살 방지 사역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살이 용인되는 사회 현상 속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중차대하다. 상담 전문가들은 교회에 전문기관과의 협력, 상담과 설교, 생명 존중 운동 전개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전염병보다 무서운 '자살'=지난 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24.8명으로 1983년 조사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자살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4위이며, OECD 회원국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목회사회학 교수는 "사망 원인 가운데 4위라면 이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전염병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자살 방지를 위한 공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한국 교회가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자살 원인이 우울증과 성격, 경제적 이유 등 다양하지만 그 근본 원인은 올바른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복음을 전하는 게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교회가 하나 되어 기구 설립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죄보다는 보듬어야"=교회가 잘못한 사람을 정죄하기보다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상처 입은 이웃을 돌보는 사역에 치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유영권 연세대 목회상담학 교수는 "교회는 '자살을 하면 지옥 간다'며 정죄에 치중하기보다 예방 차원에서 목회자들이 상담 활동을 통해 자살 충동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성장만을 강조하지 말고 본연의 목적인 생명 존중의 운동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요즘 반기독교 정서가 팽배한데 교회가 먼저 나서 생명 존중 운동을 벌이고 자살 예방 사업을 펼쳐나간다면 길거리 노방전도보다 더 좋은 전도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유 교수는 자살 방지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이 자살 징후를 보이는 이웃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전문 기관에 상담을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자살 유가족 돌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 존중 운동 펼쳐야"=한국 교회가 국민의식 개혁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우리 사회는 타인에 대해 폭력을 가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데는 법적 잣대를 엄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정작 자기자신에 대해 폭력을 가하고 생명을 해치는 데 대해선 동정 어린 눈으로 허용하는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문화가 허용되는 한 자살은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하 원장은 "생명을 보존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기에 교회가 적극 생명 존중 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자살 예방 주간만이라도 강단에서 생명의 중요성과 자살 예방을 위한 메시지가 선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회장은 "지역사회 종교 지도자들이 자살 예방 교육을 이수하고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을 미리 찾아내 자살을 막아내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교회가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쿠키뉴스 /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