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7692
- 글쓴이 : 한광석
- 작성일 : 200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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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채 몬시뇰 “MB, 종교사 역주행하는 정권될까 우려”
정의채 몬시뇰(83)이 현 정부의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이 종교사에 역주행하는 정권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 몬시뇰은 노무현 정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해오던 천주교 원로다.
정 몬시뇰은 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가진 특별대담에서 “참 없었으면 하는 큰 문제(종교 편파성 문제)가 등장했다”며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간 장기간에 걸친 종교편향 갈등은 아주 심상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 몬시뇰은 “(현 정부가) 말로는 경제 10대 강국대열에 들었다느니 선진국 대열이 눈앞에 와 있다느니 기적의 건국 60년을 맞이했다느니 온갖 현란한 언사와 행사는 다하고 있다”면서 “정작 정신적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종교와의 갈등 그것도 수천년에 걸친 민족의 혼을 형성한 불교와의 갈등이 장기간에 걸쳐 대한민국 핵심부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좀 안쓰럽다”고 밝혔다.
정 몬시뇰은 “문제의 핵심은 (기독교) 장로이신 이명박 대통령과 불교와의 갈등인데 사과와 사죄,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머리 숙여 속죄하는 인사들은 공교롭게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이라는 희극 촌극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코믹한 사건”이라고 지칭했다. 지금까지 불교계에 사과한 인물이 기독교 신자가 아닌 가톨릭 신자인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인 점을 빗댄 것.
정 몬시뇰은 이승만 정권 붕괴의 한 요인이 불교계와의 갈등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몬시뇰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개신교 독실한 신자로서 개신교 신자들을 중용하는 경향이 짙었다”며 “그 당시 국내문제에 있어서 불교에서 볼 때 종교편파적인 정책이란 인상을 깊이 받을 수 있는 정치행태였다. 좀 심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불교 유화정책을 쓰기는 했는데 불교 민심이 잘 돌아오지 않았다”며 “ ‘종교 민심의 이탈의 무섭구나’ 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정 몬시뇰은 “6·25 전쟁이 발발해 (종교 편향) 논쟁이 심각했던 것이 수그러들었다 묻혀버린 것”이라면서 “결국 이승만 대통령이 일어날 수 없게끔 그 사태가 발전하는데 그것(정권과 불교 갈등)도 큰 동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정 몬시뇰은 “공권력을 선교장화해선 안된다”면서 “공권력에 의해서 종교의 편파성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인데 불교는 이번에 그것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계가) 그 편파성 문제를 들고 대통령과 상대하겠다는 것이고 ‘잘못했다’ 인정하라는 것”이라며 “전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공권력 같은 데서 그런 식으로 (종교성을) 편파적으로 나타내선 안 된다”고 불교계를 옹호했다.
정 몬시뇰은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총체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에 ‘서울시는 하느님께 바친다’고 말했다가 많은 말썽이 났다”며 “이번에도 ‘고소영’ 딱지가 붙어버리고 어렵게 일이 되어 가니까 대통령이 ‘고(고려대)’와 ‘영(영남)’은 뺀다고 하면서도 ‘소(소망교회)’는 빼지 않았다. 그때 ‘또 다른 차원에서 홍역을 치르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각과 청와대 개편할 때 이 대통령이 많이 몰렸는데 ‘저렇게 할 것 같으면 좀 조용해지면 (개편이) 소폭에 그치겠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조용해지니까 소폭에 그쳤다”고 힐난했다.
정 몬시뇰은 대운하에 대해 “가장 염려했던 것”, “불교 문제 못지 않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운하를 안하는 것으로 하면서도 거기에 생명을 걸다시피한 국토해양부 장관을 유임시켰다”며 “그런 것을 말하고 ‘실제와 다르지 않나’, ‘이상하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분(장관)이 ‘대운하는 유보된 것이지 없앤 것이 아니다’라며 최근 그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오더라”고 비판했다.
정 몬시뇰은 “말이 신용을 잃어버리면 뭐가 되겠나”면서 “불교 문제도 이런 식으로 해선 안된다. 진정을 갖고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도 뭐라하고 언론도 뭐라하고 그러니까 들리는 말에는 대통령이 사과할 것 같다고 나오는데 이것을 이런 식으로 할 게 아니라 대담하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진정으로 (사과)해야지 임시적으로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몬시뇰은 “국민들이 ‘글쎄’ 다들 이렇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리 백마디 말을 해도 쓸데없이 된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에겐 지금 백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 사고를 180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몬시뇰은 “(이 대통령이) 커다란 발상의 변화와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여줄 때 국민들 마음이 돌아올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고 아무리 임기응변으로 해봤자 크게 효과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교와 관련해 “저는 개인적으로 불교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몬시뇰은 “불교의 이천년 삼천년 역사에서 이것(카톨릭, 개신교)은 아주 풋내기다. 가톨릭이 심한 순교를 겪었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관계로 일어났고 종교로서는 아무런 지장을 안 받았다”며 “다시 말해 불교의 폭이 굉장히 넓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몬시뇰은 “불교계는 모든 것을 큰 마음으로 대자비심으로 다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각계각층에 출중한 지도자를 토착종교답게 많이 배출해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