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7119
  • 글쓴이 : 한광석
  • 작성일 : 2008/08/05
  • 조회수 : 3,134

[블로그] 아직도 안풀린 ‘황우석 마취’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개에 대해 ‘불허’판정이 나오면서 과학/윤리계의 의견,지지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과학/윤리계쪽에선 ‘신뢰를 잃은 사람’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고 하는 견해가 많고, 지지자들은 ‘그럼 황박사는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국부유출이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황우석 사태가 ‘줄기교도’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내고, 흉기난동, 분신자살 등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았던 것도 벌써 1년 하고도 한참이 지났다.


당시, 6개월만 있으면 ‘도둑맞은’ 줄기세포를 재현해 보이겠다는 황박사님은 그동안 이뤄낸 성과라고는 ‘복제개’ 뿐이다. ‘복제기술’ 하나는 기가 막히다는데, 성과물처럼 들고 나온 복제개가 과연 ‘줄기세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어쩌면 현세태를 예견하고 ‘미친소’로 부터 한국을 지키며, 개고기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한국의 식육산업에 이바지 하고자 ‘복제개’ 기술을 완성시켰을지도 모른다. 육질 좋은 개를 복제하여 개고기로 한국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우수한 DNA가 가능케 했다는 ‘젓가락 신공’도 식육산업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황우석 지지자들은 ‘국가의 두뇌가 유출된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말로만 ‘메이저리그 간다’라고 하며 정작 일본 프로야구에도 진출 못하는 야구선수들을 우린 많이 보아왔지 않는가? 진짜로 진출할 사람들은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이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적할땐 하더라도 꼭 기억해둬야 할 것이 있다. 우선 그동안 써버리고 영수증도 제대로 없는 온갖 지원금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하며, 수십, 수백억원대의 지원금을 선뜻 내놓은 기업들은 민사소송을 내서라도 그 돈을 되돌려 받아야한다. 그들이 지원한 돈은 ‘줄기세포’ 발전시키라고 내놓은 돈이지, ‘개 복제’하라고 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억울하지도 않은지 기업들이 입 다물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마음도 넓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바다같이 넓은 마음은 비정규직 근로자들한테도 좀 보여주면 좋으련만...


또 한가지는 외국은 한국처럼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이다. 흔히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 삼성 같은 기업들이 다 외국으로 나갈 것이다…라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걱정은 필요없다. 삼성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운영해 나간다면 수뇌부 몇 명은 애진작에 ‘쇼생크’ 같은 형무소에 가서 뺑끼칠을 하고 있을 것이고, 세금과 범칙금 폭탄을 맞아 파멸직전까지 갈 것이다. 그런 기업들에게 한국만큼 좋은 환경은 없다. 가라고 해도 못 간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논문조작’ 이나 ‘비윤리적 난자채취’를 하다가는 ‘개복제’한 정도로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수염 기르고 침대에 누워 죽는다는 시늉을 하는 어설픈 연극도 통하지 않는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외국에 나가서 '코리안'의 위대함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박수를 쳐주고 싶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생도 좀 할지도 모르지만, 그가 말하는 ‘원천기술’이 있다면 성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가기 전에 아직도 마취에서 못 깨어난 사람들은 좀 깨워주고 갔으면 좋겠다.


(한겨레 블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