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7087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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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아 감별은 태아 생명권 위협할 수 있다
[사설]태아 감별은 태아 생명권 위협할 수 있다
경향신문 > 오피니언 > 사설
입력: 2008년 08월 02일 00:12:50
헌법재판소가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관련 법안을 2009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고 선고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2010년부터는 임신 후반기에는 태아의 성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재판부는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후반기에도 태아 감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태아 부모와 의료인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부모의 알권리와 의료인의 직업 수행 자유를 존중했다. 또 입법 당시에 비해 남아선호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헌재가 지적한 대로 성비의 불균형은 해소되었다지만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입법 취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대하고 절실하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불법 낙태가 성행하고 있다. 연간 30만 건이 넘는 낙태 중에서 ‘태아 감별 후 낙태’ 비율도 상당할 것이다. 요즘은 아들만 선호하기보다 딸과 아들을 고루 두고 싶어 한다. 태아 감별이 자유로워지면 자칫 ‘골라 낳기’를 부추겨 낙태를 더욱 조장할 우려도 있다.
태아의 성별을 임신 후반기에만 알려주도록 했지만, 막상 이 법안이 시행되면 이미 태아 감별에 대한 사회적 죄의식은 붕괴될 것임이 분명하다. 재판부가 임신 후반기를 ‘임신 28주가 지났을 때’로 잡은 것은 합리적이라 판단되지만 의학적으로 ‘임신 28주’를 정확히 판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이를 단속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가령 임신 20주에 태아 감별을 했다면 과연 이를 단죄할 수 있겠는가. 종교계가 일제히 태아 감별 허용으로 생명경시 풍조가 퍼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헌재의 결정으로 태아의 생명권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 일부 계층과 지역에서는 남아선호 사상이 남아 있고 수십만 건의 낙태가 아무런 제약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러한 현실과 여러 문제점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개정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