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7037
  • 글쓴이 : 한광석
  • 작성일 : 20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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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생명경시 풍조로 이어져선 안돼"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헌법재판소가 31일 태아 성감별 고지 금지조치에 대해 의료인의 직업자유와 임부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종교계는 헌재 결정에 담긴 정신은 존중하지만 이 탓에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퍼져서는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박정우 신부는 "이번 판결이 알권리를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성감별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낙태를 전제로 한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성감별의 결과가 여자 아이인 것으로 나타날 경우 현실에서는 아직도 많은 불법 낙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대체 입법 또는 재입법 과정에서 구체적이고도 꼼꼼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기회에 낙태는 절대 안된다는 천주교의 원칙이 널리 알려지고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헌재 결정 내용을 살펴본 다음 낙태 풍조가 만연하지 않게 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주교회의 관계자가 전했다.

불교계에서도 역시 이번 헌재 결정이 생명 경시 풍조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일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였다.

김성철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헌재가 알권리를 존중했다는 것은 '지식을 통제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힌 후 "하지만 알권리와 낙태할 권리는 엄연히 구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에 하나라도 성감별이 낙태를 전제로 이뤄진다면 절대 허용해서는 안된다"면서 "낙태는 태아를 죽이는 엄연한 살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것은 불법 낙태로 이는 엄하게 막아야 한다"며 "출산율이 떨어져 사회 문제화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불법 낙태만 제대로 막아도 출산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스님들은 이번 헌재 결정에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조계종의 한 스님은 "일단 헌재의 판결이 알권리와 직업의 수행의 자유를 존중한 만큼 어떤 공익이 더 큰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이로 인해 낙태 허용 움직임이 나온다면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