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매우 각박하고, 혼란스러우며 거짓투성이다. 국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새 대통령은 설익은 정책들로 국민에게 큰 불안감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생명과 가치를 존중하는 철학과 비전 없이 실용을 앞세운 경제 논리로 국가의 모든 것을 무한 경쟁시장에 맡기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십자가 위 예수님 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서 「희망으로 구원을」을 통해 우리의 하느님은 희망의 하느님이심을 강조하셨다.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승리할 수 있다. 또 그리스도인은 이웃에게 희망과 위로를 줘야 한다.
우리는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 '엄마, 어머니'하고 부른다.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이 그립다. 그래서 예수님의 어머니시자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돌아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성모 마리아의 특별한 보살핌과 인연이 있다.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 주교는 1938년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조선교구 수호성인으로 요청했고, 교황 그레고리오 7세는 이를 허락했다. 1945년 성모승천대축일에 해방이 됐고, 1948년 같은 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1949년 12월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UN에서 대한민국이 합법적 정부로 승인받았고, 1954년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 선언 100주년 기념 성모성년 대회에서 한국교회를 다시 한 번 성모 마리아께 봉헌했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를 주보성인으로 모시는 명동성당에서 한민족과 한국교회를 성모 마리아께 봉헌했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성모 마리아의 삶을 본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에 '네'하는 삶
루카복음에서 마리아는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새로운 계획 앞에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하고 대답하셨다. 마리아의 '네'하는 대답을 통해 구세주께서 마리아의 뱃속에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을 취하게 됐다. 우리는 시간과 돈, 계획 등 모든 것을 하느님 안에서 결정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면'하고 반드시 물어야 한다.
▶이웃이 중심이 되는 삶
아담과 하와는 범죄 후 상대에게 탓을 돌린다. 탓을 이웃에게 돌리는 삶은 지옥이다. 반면 탓을 나에게 돌리는 것은 은총이다. 인간관계에서 이웃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삶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인의 가장 큰 무서움은 고독과 외로움이다. 휴대전화와 전자우편, 비행기가 있는 이 시대가 더 외로운 것은 내가 마음을 열지 않고, 나를 이웃에게 내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에게 예수를 낳아주는 삶
구세주 탄생을 알아보고 찾아가 찬미와 영광, 감사를 드린 이들은 마음이 착하고 겸손한 목동들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예수를 알아보기에는 그들의 마음이 굳어 있었고 닫혀 있었다.
사랑이신 예수께서는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당신의 사랑을 우리의 구체적인 복음적 삶을 통해 이웃에게 전해주기를 바라고 계신다.
▶세상의 조류를 거스르는 삶
마리아와 요셉이 예수를 살리려고 피난을 갔다면 우리도 우리 안에 계신 예수를 살리기 위해 피난을 가야만 한다. 우리가 죄를 범할 때에 우리는 예수를 살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람과 기회, 장소 등을 피하거나 가려야 한다.
▶잃어버릴 줄 아는 삶
마리아는 요셉과 함께 예루살렘에 갔다가 예수 혼자 예루살렘에 남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예수를 잃어버린 것처럼 느꼈다. 때로 우리도 예수께서 계시지 않은 것 같고, 삶에 의미가 없어 보이는 등 영신적으로 무미건조함을 느낀다.
마리아와 요셉이 잃어버림을 체험한 후 나자렛에서 편안히 살았듯 우리도 영신적 어둠이 지난 뒤 더 큰 평화가 찾아옴을 믿고 잃어버릴 줄을 아는 삶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