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11988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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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주년 맞는 `파리 외방전교회

350주년 맞는 `파리 외방전교회` [중앙일보]

170명 순교 … 25명은 조선 땅에서
`조선 가는 건 죽음 의미`
가톨릭 박해 기록 남아
외방전교회 지하 성당에 있는 각국 순교자들의 명단. 한국의 103위 순교자들의 이름도 한글로 적혀 있다.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인 뤼 뒤 박은 쇼핑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고급 백화점인 봉마르셰 등 쇼핑매장이 밀집한 곳이다. 캐럴과 쇼핑객의 웃음이 어우러진 거리 한복판에 동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는 조그만 푯말이 눈에 띄었다. '파리 외방전교회'.

1658년 로마 교황청 직속으로 설립된 전교회는 전 세계 신부들을 공부시키고 가톨릭 선교사로 다시 세계 곳곳에 보내는 가톨릭의 외인부대다. 한국과도 큰 인연을 맺고 있다. 천주교가 전파된 초기, 미사를 집전할 신부가 필요했던 조선의 신자들은 교황청에 신부를 보내 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은 교황 레오 12세는 전교회에 선교사를 조선에 파견하라고 지시한다. 조선은 가톨릭 탄압이 극심한 곳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38명의 외방전교회에서는 여러 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방콕 교구 보좌 주교로 있던 브뤼기에르 신부가 파견된다. 그러나 그는 조선으로 가는 긴 여정 중 병을 얻어 도중에 숨졌다.

전교회는 다시 지원자 가운데 모방 신부를 보냈고 1836년 1월 그는 조선 땅을 밟았다. 예상대로 조선에서는 박해가 극심해 전교회 소속 선교사 가운데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외방 전교회 부총장인 조르주 콜롱 신부는 "당시 가톨릭 박해 국가였던 조선 등에 선교사로 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파견 당일 가족과의 작별인사 때는 온 교회가 울음바다가 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새해로 설립 350주년을 맞는 파리 외방전교회 출신으로 순교한 신부는 170여 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외방 전교회는 '순교자 학교'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외방전교회는 전 세계에서 신부들을 받아 공부시키고 있다. 100여 명의 신부가 유학 중인 이곳에는 한국인 신부도 9명 있다. 이들은 공부를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가며 일부는 선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콜롱 부총장은 "외방전교회는 설립 당시부터 파견 국가의 현지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면서 선교 활동을 펼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톨릭 불모지인 아시아에서 수없이 많은 회원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차차 거부감을 없앴다는 것이다. 외방전교회는 새해 첫 일요일 기념 미사를 시작으로 '아시아 선교 350년의 역사와 모험'이라는 주제의 전시회 등 여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