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만나는 마르코복음서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마르코복음서
지은이: 스티븐 P. 아헌 크롤
옮긴이: 염철호
240쪽, 152×225mm, 21,000원
《21세기 제롬 성경 주해》, 그 두 번째 책인 《마르코복음서》는 스티븐 P. 아헌 크롤이 쓰고, 염철호 신부가 번역하였습니다. 아헌 크롤은 책 서두에서 자신이 ‘내러티브narrative 분석’ 방법을 활용한다고 밝힙니다. 그가 활용하는 내러티브 분석은 기존의 대세였던 역사비평이라는 통시적 연구와 구조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공시적 연구와는 달리, 화자가 어떤 전략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며, 독자가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마르코복음서에 제시되는 모든 정보는 실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정보라기보다는, 저자가 독자와 상호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 가는 이야기 세계를 구성하기 위한 요소들이며, 독자도 그 이야기 세계 속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이야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저자는 마르코복음서가 놓인 고대 문학적 문맥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 또한 인정합니다. 하지만, 마르코복음서는 정교한 고대 이야기 중의 하나로, 당대의 많은 문학 양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청중(고대인이든 현대인이든)에게 수많은 해석을 허용하는 다의적多義的인 이야기라는 것, 곧 내러티브 분석을 활용함으로써 마르코의 이야기 세계는 새롭고 다채로운 방향으로 열리게 된다는 사실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일례로 ‘메시아의 비밀’이라는 주제를 들 수 있습니다. 아헌 크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신원이 십자가 사건으로 온전히 드러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메시아의 비밀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사실 예수의 신원을 계시하는 데 목적이 있기보다는, 예수가 임금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곧 십자가 사건은 예수가 완전히 다른 의미의 임금임을 드러내는 사건이라는 점에 그 핵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러티브 분석을 통한 복음서 주해가 처음에는 독자 여러분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책장을 넘기며 이 새로운 마르코복음서 해설을 만난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 무엇인지 숙고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