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40016
  • 글쓴이 : 김명
  • 작성일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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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연가

백록담 연가

 

저자 : 노순자, 신국판 / 340쪽 / 15,000원, 나이테미디어 발행

 

책 소개

 

그때까지 제주에는 총소리가 없었거든. 피리 소리, 송아지 소리, 말 울음소리, 갈매기 소리, 파도소리, 바람 소리뿐이었어···

 

자연과 사람의 소리만 있던 평화로운 제주는 한순간 전쟁보다 더한 피 비린내로 덮인 섬이 되었다.

제주 4·3사건!

‘붉은 섬 도민의 90퍼센트가 좌익’, ‘도민의 70퍼센트가 좌익’인 그 땅에서 일어난 토벌작전으로 기록된 사건을 작가 노순자는「백록담 연가」를 통해 민족사의 그 비극적 의미를 나름대로 추적해내 보이고자 했으며, 역사에 대한 재조명으로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폭력과 그 속에서 문드러지는 개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3만에서 6만 혹은 8만이라는 수를 알 수 없는 도민들의 희생된 그 비극의 역사는 1947년 3·1운동 28주년 기념식, 아주 사소한 사건, 기병대의 말발굽에 넘어진 어린애 때문에 발화된 도민들의 항의가 경찰의 발포로 이어졌고, 십여 명의 사상자가 생기면서 확대된 이 비극의 실체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작가는 5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금생’이라는 열아홉 살 났던 한 섬 처녀의 삶이 어떻게 거대한 외부의 물결 속에서 망가지고 피폐해지는가를 추적하는 형식으로 이 소설을 전개해가고 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니면서 이쪽도 저쪽도 되는 기기묘묘한 역사는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여주인공 ‘금생’은 결국 제주사건 속, 대부분의 섬사람들의 삶의 원형이고, 더 나아가서 우리 역사 속, 무수한 핍박 속에 나뒹굴면서도 끈질기게 살아온 이 땅 백성들의 원형일 터이다.

누구를 단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두 용서할 수도 없는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제주의 역사는 분단의 아픔을 껴안은 채 반세기를 넘도록 살아온 대한민국의 역사이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이다. 그래서 <백록담연가>는 슬프도록 시리면서 가슴 가득 고향 내음을 갖게 하는 소설이다.

저자는 <백록담연가>에서 격동의 한국현대사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슬프고도 기적 같은 이야기를 펼쳐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평범한 개인들이 굴곡진 삶 안에서 그들은 분노를 승화시키거나 분노를 삭여내며 또 다른 평화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