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자비로우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예수님의 어머니이시고 교회의 어머니이시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승천 대축일을 축하합니다. 구체적인 삶의 여정에서 어렵고, 고통스럽고, 지쳐있는 모든 분들에게 성모 마리아의 따뜻한 사랑과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상급학교 진학만이 최고인 것처럼 가치관의 혼란에 빠진 청소년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배우고 익힌 것을 펼 수 있는 취업을 못하여 실의에 찬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시기를 빕니다.
특별히 성모님께서 한국 가톨릭교회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전구하여 주시고, 남한과 북한이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여 함께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실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처녀 마리아를 찾아가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 1,35) 라고 하느님의 새로운 계획을 알려줍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마리아께서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라고 하느님의 새로운 뜻에 “예” 하는 대답을 드렸습니다. 긴 구약의 시기에 기다리던 구세주 예수님께서 마리아의 태중에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잉태되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하여 친척 엘리사벳이 일생동안 그렇게도 기다리던 아기를 잉태한지 6개월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리아께서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의 고을”로 엘리사벳을 찾아 가셨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찼던 두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감동적입니다. 마리아의 방문을 받은 엘리사벳은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3-45)이라며 성령으로 가득 차 기뻐하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이처럼 엘리사벳의 인사말을 듣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라고 불리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로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마리아께서는 늙은 나이에 아기를 가져 무거운 몸을 하고 있는 엘리사벳과 석 달 동안 지내면서 세례자 요한이 태어날 때까지 엘리사벳의 해산을 정성을 다해 도와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께서는 구세주 예수님을 태중에 잉태하셨다는 놀라운 소식을 자랑하거나 뽐내기 위함이 아니라 늙은 나이의 친척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기뻐하고 또한 구체적으로 돕고 봉사하기 위하여 엘리사벳을 찾아가셨습니다. 나를 위함이 아니라, 이웃 중심, 이웃에게 구체적으로 봉사하는 마리아의 삶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리아께서는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이십니다. 마리아는 바로 말씀을 믿으신 분이시므로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최근에 발표하신 첫 번째 회칙 ⌜신앙의 빛⌟에서 “마리아께서는 신앙의 최고의 모범이십니다. ”말씀“을 들으셨고, 당신 마음 안에 말씀을 간직하셨으며, 예수님을 따르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잉태된 하느님이신 아들의 시선으로 들어가 변모되도록 자신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신 분이십니다.”(58항 참조) 라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성모님께서 걸으셨던 길이 신앙의 길이었기에 하느님께서는 성모님을 하늘로 불러 올리셨습니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럽습니다. 죽음과 미움이 팽배하고, 물질 만능의 삶과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 가득하며,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반생명의 문화에 흠뻑 젖어있습니다.
또한 도덕적 불감증이 가져온 원자력 발전소 사건과 같은 비리도 드러났습니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엄청난 재해와 사회적인 파장을 초래했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출신 학교, 지역과 고향, 종교 등을 따지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범죄 집단에서 사용하는 “마피아” 같은 조직적인 움직임을 봅니다. 똑똑한 머리로, 좋은 학교에서 많은 사회적인 혜택을 받으며 배우고 익힌 것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사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런 마음의 소유자들이 높은 자리나 책임진 위치에 있으면서 사회적인 큰 문제를 일으키고,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범죄나 사기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며 국제적으로 발발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불신하는 의혹의 문화가 판을 치는 어두움의 문화, 죽음의 문화가 팽배합니다. 도덕과 윤리가 사라진 이들로부터는 그 어느 좋은 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태어날 때는 손을 움켜쥐지만 죽을 때는 손을 펴고 죽습니다. 내가 받은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공짜로 주셨습니다. 내가 받은 모든 재능과 재물, 시간은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에게 봉사하도록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나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랑할 때에 비로소 참된 행복을 느끼고, 이웃을 위해 내어 놓을 때에 더 큰 행복을 누립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성경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신앙은 말씀을 통한 하느님의 체험이므로, 말씀을 받아들여 생활로 옮길 때에 비로소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며, 신앙이 주는 참된 기쁨을 살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우리는 위에 열거한 사회 상황들을 복음적인 삶을 통하여 극복하고 새로운 신뢰의 문화, 사랑의 문화를 건설하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하셨던 것처럼 말씀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말씀의 논리로 사는 삶을 통하여 빛과 소금과 누룩이 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약자에게 희망을 주고 공동선에 헌신하는 것이 신앙의 역할임을 회칙 ⌜신앙의 빛⌟을 통해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항상 함께 하셨던 이들, 특별히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가장 중요한 신앙의 길임을 “신앙의 해”에 더욱 깊이 깨닫도록 노력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복녀 마더 데레사를 예로 들으시며 이들이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도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해 교회의 어머니이시고 신앙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 도움을 청하자는 말씀으로 회칙을 끝맺으셨습니다(⌜신앙의 빛⌟ 57항 참조).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으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도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는 삶을 살도록 전구해 주소서!
자비로우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3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
Copyright(c) 2016 천주교대전교구 Catholic Diocese of Daeje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