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8-03 00:00:00

2012년 성모승천 대축일 메시지

2012년 성모승천 대축일 메시지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예수님의 어머니이시고 교회의 어머니이시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승천 대축일을 축하드립니다. 성모님께서 한국 가톨릭교회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전구하여 주시고, 북한의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보살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청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금년 10월 11일부터 2013년 11월 24일(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또한 금년 10월에 개최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주제가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 복음화”입니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가톨릭교회교리서는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굳게 믿고, 하느님을 삶의 첫자리에 모시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삶으로써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신앙의 해”는 복음을 살 때만이 실현될 수 있으므로 교황님께서는 우리가 복음을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해“를 잘 살기 위하여 복음을 새롭게 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복음에 따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말씀을 올바로 경청해야 합니다. 말씀을 올바로 경청하는 삶은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이 되어 백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습니다(마태 13,23 참조). 말씀과 함께 하는 삶은 우리 사회에 짙게 깔려있는 의심과 불신을 버리고, 신뢰의 문화를 건설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성모님은 복음 말씀을 받아들이고 사신 분이셨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혼인하지 않은 성모님에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28.31)하고 말했을 때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하며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셨고, 소년 예수님을 잃어버린 줄 알고 사흘을 헤매다가 겨우 성전에서 찾았는데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라는 알아듣기 힘든 말씀을 하셨을 때도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간직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랜 만에 예수님을 찾은 성모님을 향해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라고 하신 말씀도, 십자가에 못 박히신 아들 예수님이 사도 요한을 가리키며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라고 하신 말씀도 모두 받아들이셨습니다.


       시메온이 예언한 대로 이스라엘에서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될 예수님으로 인해 성모님의 영혼은 칼에 꿰찔리는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루카 2,34-35 참조),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6-49)라는 노래에서처럼, 성모님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하느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이제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사셨기에 엘리사벳이 고백하는 대로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된 분이 되셨습니다(루카 1,42 참조).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맏물은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그분께 속한 이들입니다.”(1코린 15,20-23) 그리스도께 속한 이들 사이에도 순서가 있다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증인으로서 가장 가까이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사신 성모님이야말로 모든 이에 앞선 분이시고, 그 표징이 바로 영광을 입으신 성모님의 승천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잘 알고 계시듯이 올해에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모든 일을 선거와 연결시키는, 정국이 어수선하고 극단적인 모습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실현가능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승리만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특별히 이 사회 안에 복음정신이 절실하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부족, 가뭄이나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 학교 폭력 등의 많은 난제들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문제를 풀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어려운 처지의 우리나라를 위하여 정직하고 투명하며, 생명을 존중하고 어려운 이들을 특별히 생각하고 공동선의 증진을 위하여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직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이웃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올바른 선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하여 원칙을 지키며 깨어있는 의식으로 앞장서야 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투표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우리나라 공동체를 위하여 자신을 양보할 줄 알고, 생명을 존중하며, 눈에 보이는 성장보다 서로 화해하고 약한 사람을 배려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공동선의 축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남과 북이 뜨거운 마음과 냉철한 머리로 대화하면서 함께 공존하고 협력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이는 대통령이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사제,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교회의 어머니시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은 지극한 공경을 받아 마땅한 분이십니다. 성모님에 대한 올바른 공경은 우리가 일상의 삶 안에서 그분을 닮고자 할 때 분명해집니다. 성모님처럼 늘 말씀을 가까이 하고 마음 깊이 받아들입시다. 그래서 성모님처럼 우리 자신을 진리에 내어맡기는 마음으로 자신의 이익보다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것을 찾아 나갑시다. 우리 모두 성모님을 닮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돌보는 복된 이들이 되도록 합시다.  

 

성모님, 당신을 공경하며 닮고자 하는 저희를 지켜주시며,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2012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