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2-04 00:00:00

2010 사목교서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 건설”  

 

2010년 대전교구 사목교서


“말씀을 증거하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우리 대전교구는 은혜로운 교구설정 60주년을 보낸 후 지난해에는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 건설”이라는 장기적인 사목 방향을 설정하고, 지난해에는 “소공동체가 활발한 친교의 본당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하여 소공동체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이제 소공동체 봉사자들은 사목교서에 맞추어 순교 영성교육, 선교교육 등의 단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말씀을 증거하는 삶으로 친교의 교회를 건설하는 주역이 될 것입니다. 저는 70주년을 향한 전반기 5년(2009-2013)의 사목교서를 확장하고 보완하여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2009년 : 소공동체가 활발한 친교의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2010년 : 말씀을 증거하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2011년 : 말씀을 선포하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2012년 : 청소년에게 활력을 주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2013년 : 노인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

 

저는 근래 몇 년 동안 형제자매들이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필사하면서 말씀에 따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강조하였습니다. 성경(구약과 신약)과 성 바오로의 해를 맞아 필사한 바오로의 서간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신자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특별히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소공동체 교육이 확산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소공동체 교육을 마쳤거나 실시되는 본당이 43개 본당이고, 7주간의 교육을 수료한 형제자매들은 5,000명을 넘을 것입니다. 2010년에도 소공동체 봉사자 교육이 계속되어 10,000명이 넘는 기초 봉사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년에도 소공동체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활동을 기대합니다. 저는 소공동체 봉사자들과 교구민들이 복음의 진리를 위하여 몸 바치는 일꾼으로서 거듭나는 본당 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말씀을 증거하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합시다!”라는 사목교서를 발표합니다.

 

 

소공동체 교육을 통하여 굳건한 신앙을


소공동체 교육을 수료한 형제자매들의 삶이 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구 사제연수의 주제는 “소공동체”였습니다. 사제연수를 통해 소공동체 사목에 주력했던 본당 신부님들의 사례발표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소공동체는 말씀을 중심으로, 특별히 말씀을 사는 삶을 통하여 주님의 크신 사랑을 체험하는 기초교회입니다. 바로 말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초교회인 소공동체는 본당 공동체 안에서 엮어진 실질적이고 역동적인 친교의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소공동체 교육을 통해 훈련된 봉사자들은 스스로를 복음으로 무장하고 은혜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참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이들은 복음에 따른 삶을 바탕으로 주님을 만나고, 신앙생활의 활력을 얻도록 복음 나누기를 진행할 것입니다. 복음 나누기는 하느님께서 각자 안에서 행하신 “하느님 사랑의 역사”를 체험하게 하고, 소공동체 형제자매들 사이에 사랑과 친교가 자라도록 촉매 역할을 수행하리라 믿습니다. 소공동체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1990년에 반포하신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 (51항 참조)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또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교서 ⌜새 천년기⌟(43항 참조)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든지 신자들의 모임인 소공동체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쁜소식을 이웃들에게 선포합니다. 소공동체 활동을 통하여 신자들 사이에 더 큰 사랑과 친교가 자라나고, 이웃과 더불어 하느님께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하느님께 나아가는 삶은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최고 원칙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사는 말씀의 증거자입니다. 말씀을 증거하는 복음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경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생활에 옮겨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주님을 만나지 못하면, 말씀은 죽은 말씀이 됩니다. 그러나 말씀을 받아들이고 말씀대로 살면 새로운 힘을 받게 됩니다. 말씀에서 나오는 힘으로 그리스도인은 말씀을 증거하게 됩니다. 말씀을 중심으로 모여, 말씀을 나누는 소공동체 안에서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힘을 받게 됩니다. 이런 말씀 중심의 만남 안에서 성령께서는 항상 함께하시면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시고,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도록 변화시켜 주십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자 친교와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사도 2,42-27 참조). 우리의 장한 선조들 역시 하느님을 아버지로 영접하고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만나는 모든 이들이 형제자매로 변화되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서로간의 사랑과 구체적인 나눔을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를 드림은 물론이고,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본당 공동체를 원하시고, 현대의 사람들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본당 공동체를 이룰 때에 사람들은 교회를 신뢰하게 되고, 교회가 세상의 빛과 누룩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웃과 함께하는 복음적인 공동체 신자들의 삶은 순교할 수 있는 용기와 힘도 줍니다.

 

 

교우촌은 소공동체의 삶


한국 교회사 안에서 우리 교구의 내포교회는 복음 말씀대로 살아간 신앙의 못자리가 되었고, 그 못자리로부터 놀라운 증거의 삶을 바탕으로 곳곳에 교우촌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일구었습니다. 교우촌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열망하여 세상의 박해를 피하고, 세상의 조류를 거슬러 비굴하게 현실과 타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선택하여 모인 교우공동체입니다. 달레 교회 사가는 교우촌 공동체에 대하여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그 가난한 가운데서도 아무 것도 없는 형제들에게 무슨 도움을 베풀어줄 줄 알았고, 과부와 고아들을 거두어 주니, 이 불행한 시절보다 우애가 더 깊었던 일은 일찍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일을 목격한 노인들은 그 때에는 모든 재산이 정말 공동으로 사용되었다고 말한다.”(한국천주교회사, 중, 16쪽)

 

또한 선교사들은 교우촌을 이루며 초대교회의 신자들처럼 살고 있는 신자들의 모습에 감격하여 이렇게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주교님, 공소 교우들의 협동심은 감탄스럽습니다. 공소에서 뛰어난 미덕은 그들 서로가 사랑과 정성을 베푸는 일입니다. 현세의 재물이 궁핍하지만 사람이나 신분의 차별이 없이 조금밖에 안되는 재물을 가지고도 서로 나누며 살아갑니다. 이 공소를 돌아보노라면 마치 제가 초대 그리스도교회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그 때 신도들은 자기의 전재산을 사도들에게 바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청빈과 형제적인 애찬을 함께 나누는 것 외에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예비자들도 선배 형제들의 표양을 본받고 있습니다.”(뮈뗄 주교님에게 보낸 보두네 신부의 서한, 1889. 4. 22)

 

신자들은 교우촌에서 이웃과 함께 기도하고 사랑을 나누는 삶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에 대한 확신으로 목숨까지 바치는 증거의 삶을 살았습니다. 소공동체로 이루어진 본당 공동체는 선조들의 신앙과 사랑을 본받는 순교영성을 통해 영원한 미래를 바라보며, 보다 깊고 넓은 사랑과 형제애를 증거하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선조들의 삶을 본받는 순교 영성교육


교구에서는 말씀을 증거하는 삶을 위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순교 영성교육을 실시합니다. 순교 영성교육은 성지나 본당에서 본당별로 이루어지며, 내포교회사 연구소와 본당 주임신부가 함께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성지순례나 특강을 통해서 들었던 순교자들에 관한 단편적인 것보다 우리의 장한 선조들의 삶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본받으며, 교회사 전체의 맥락을 깊게 받아들이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 천주교회사와 순교 영성에 대한 영화와 강의,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기 위한 도보성지순례 등 5주간의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봉사자 양성과정에 참여하는 형제자매들은 모든 순교 영성교육에 참석할 것입니다. 또한 많은 교구 신자들이 가능한대로 순교 영성교육에 참여하도록 노력하여, 우리교구 하느님 백성의 많은 이들이 순교영성을 배워 익힘으로써 말씀을 증거하는 삶이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도약하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살아가며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교구 공동체를 위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기를 매 미사 때마다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말씀을 증거하다 목숨까지 바친 순교신앙의 길로 우리를 이끄시어 복음의 진리를 위해 몸 바치는 일꾼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교구민 모두가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크신 사랑 속에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고, 순교영성을 통하여 교구 하느님 백성전체가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아 은혜로운 신앙생활을 하면서 “말씀을 증거하는 본당 공동체를 건설”하기를 기원합니다.

 

“성경을 모르면 그리스도를 모른다.”고 성 예로니모는 말씀하셨고,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마태 7,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말씀을 알아듣고 실행하면서, 늘 예수님과 함께 사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천주강생 2009년 11월 29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