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예수성탄 대축일 메시지
썩는 것을 막고, 삶의 맛을 내는 소금이 되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 금년에도 우리 가운데 탄생하셨습니다(요한 1,14 참조). 살아계신 사랑의 신비 자체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성탄에 참여하여 똑같은 삶을 살도록 초청하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셨듯이, 우리가 사랑의 삶을 통해 다시 태어나도록 초대하십니다. 성탄의 신비로 들어간다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예수님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하며,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간직하는 것입니다(필리 2,1-5 참조). 아기 예수님은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죄만 빼고는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시어, 인간의 역사 속에 들어오신 사랑의 신비입니다(히브 4,15 참조). 악에 굴복당하지 않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심으로써 사랑의 승리를 보여주셨습니다(로마 12,21 참조). 사랑은 항상 모든 일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혼돈과 갈등의 원인이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신뢰의 부족, 즉 서로간의 불신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신뢰”가 효율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효율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최고의 효율이 나옵니다. 신뢰를 깨기는 쉽지만 다시 회복하려면 훨씬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아라.”(마르 9,50)하고 말씀하십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과 “신뢰”라는 맛을 내야만이, 평화로운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불신과 부정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우리의 정직함을 통하여 좀 더 신뢰하는 관계, 신뢰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도록 합시다. 우리가 소금의 역할을 하여 썩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살맛나는 세상을 만듭시다.
대장장이는 쇳덩이를 가지고 원하는 도구를 만들기 위하여 쇠망치로 계속 두들깁니다. 쇳덩이는 불꽃을 튀기면서 얻어맞으며 꼴을 갖추어가기 시작합니다. 쇳덩이를 뜨거운 불 위에 달구어 꺼낸 후에 다시 쇠망치로 힘을 가하여 강하게 두들기기를 거듭하면서 본래 원하고 바라던 도구를 완성합니다. 결국 없어지고 말 황금도 불로 단련을 받듯이, 황금보다 훨씬 더 귀한 우리들의 믿음은 많은 단련을 받아 순수한 것이 됩니다(1베드 1,7 참조). 원하는 도구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인내하고 단련해 나갈 때 우리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로마 5,4 참조). 믿음과 사랑으로 시작된 희생적인 삶을 이웃에게 선물로 내어줄 때 우리의 이웃도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천주강생 2009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 흥 식 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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