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03-03 00:00:00

2005년 사목교서 - “복음적인 가정교회의 해”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교구는 새해 나아갈 사목 방향을 지난해와 같이 “복음적인 가정교회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모든 가정이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가정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복음적인 친교 공동체 건설”과 “복음적인 가정교회의 해”를 교구 사목지표로 삼아 노력해 왔습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공동체’를 ‘복음적’으로 살아내자는 뜻에서 우리 모두는 함께 달려왔습니다. 실제로 공동체를 복음적으로 건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주님께서도 한 가정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공생활을 하시는 동안 제자들을 선택하시어 공동체를 형성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시면서 우리에게 교회 공동체를 남겨주셨습니다. 가정과 교회는 공동체입니다. 특별히 오늘날 우리 사회에 복음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건설이야말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시대의 징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바라봅시다. 우리는 과학과 경제 발전으로 인한 물질적인 풍요와 편리한 생활방식을 추구하며 살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의 정신적 가치는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잘못은 가치 체계의 중심에 ‘돈’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물결 속에서 우리의 가정 공동체는 튼튼한 보호막을 갖출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로인해 이혼, 한 부모 가정, 독거노인 가정, 가정 폭력 등 가족의 역기능적 모습들이 사회에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와 부모의 대화가 줄어들며, 심각한 개인주의로 인한 이웃과의 관계는 더욱 익명화되고 단절되어 갑니다. 또한 가정의 경제적 이유로 저출산과 낙태의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결과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담아내야 하는 기본 단위인 가정의 고유한 역할과 가정 공동체의 화목과 사랑의 근본적인 가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우리가 복음을 어떻게 증거해야 하겠습니까?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오늘의 가정이 보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보시기에 참 좋은’ 가정이 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교회의 사명인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가정과 생명을 살려야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가정 공동체」에서 “미래의 복음화는 가정 교회에 달려 있다.”(65항)고 확신하시며, 사목활동에서 가정은 맨 앞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가정 공동체의 영성은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나타나는 사랑의 역동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사이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고 받으시는 사랑으로 가정은 변화됩니다. 삼위이시지만 세 분이 아니고 한 분이시듯, 부부도 둘이 아니라 한 몸이고(마태 19,6 참조) 부부와 자녀 또한 여럿이지만 하나가 될 때 가정은 친교 공동체의 뿌리가 됩니다. 한 마디로 성삼위의 친교는 자기를 비우고 ‘이웃’을 사랑하도록 만들어 주는 가정의 본보기 입니다.

 

또한 가정 공동체의 영성은 성체성사를 통해서 구체화됩니다. 엠마오의 두 제자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빵을 나누면서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정점은 말씀과 성체입니다. 주님은 우리 안에 ‘머무시기’ 위하여 성체성사를 통하여 당신을 내어주셨습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그러면 나도 너희 안에 있겠다.”(요한 15,9-10 참조). 성찬례의 친교는 성체를 받아 모시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일치를 가져옵니다. 성체성사를 생활화하면 교회 안에 더 강한 친교가 이루어집니다. 성체성사의 은총은 교회의 자녀들이 영신적은 것은 물론이고 물질적으로도 가진 것을 나누도록 만들어 줍니다. 교황님께서는 “성체성사의 해”(2004년 10월부터 2005년 10월까지)를 선포하셨습니다. 우리가 거룩한 성체성사의 생생한 신비에 특별히 투신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가정과 본당 공동체는 주어진 환경에 맞도록 “주님의 날”(주일)을 거룩하게 보내기 위하여 다양한 계획들을 준비하고 실천하기를 바랍니다.

 

복음과 성체성사의 신비는 우리가 가정과 생명을 살리며 사랑을 나누도록 촉구합니다. 교회와 가정은 복음과 성체의 신비로 “죽음의 문화”가 판을 치는 세상의 죄악을 사랑과 나눔을 살아가는 “생명의 문화”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가정은 사랑과 함께 인간 공동체를 만들며(「가정공동체」18항 참조) 생명과 사랑의 문화 증진에 다양하게 봉사해야 합니다. 특히 생명에 대한 봉사, 출산, 노인공경을 통해서 가정은 하느님 모상을 사람과 공동체에 전달해야 합니다(「가정공동체」28항 참조). 저출산 국가가 되어버린 오늘날 부부사랑의 결실인 자녀출산과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또한 가족 전체가 교회의 전례의식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이웃을 친절히 대하여 어려움 중에 있는 모든 형제들에게 봉사하고, 사회 정의와 선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가정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평신도교령」11항 참조).

 

우리는 가정의 맨 윗자리에 하느님을 모시고 그 중심에 말씀을 초대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마르 3,35)라고 하셨기에, 말씀이 중심이 되는 가족이야말로 참된 성가정입니다. 가정은 이처럼 복음을 중심으로 살아갈 때, 말씀이신 주님께서 사랑의 하느님 모습을 닮은 우리 모두와 가정을 거룩하게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이제 복음화와 사목의 중심에 가정과 소공동체가 자리해야 합니다. 본당의 구역 반 소공동체, 교회 운동, 사도직 단체 그리고 사목협의회가 서로 하나가 되어 ‘가정과 생명’을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가족이 함께 시간을 내어 기도하며 성화되고 서로를 나누는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가정은 기도하는 거룩한 장소이며 하느님 모습을 닮도록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교회입니다.


성 가정은 바로 하느님의 가족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말씀을 깨닫고 실천하는 복음의 새 가정입니다. 복음적 성 가정을 적극적으로 건설하여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실 천 사 항 -

 

1. 복음을 선포하고 사는 공동체


가정은 복음화의 기초입니다. 온 가족이 세례 성사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큰 은총입니다. 온 가족이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외짝교우, 쉬고 있는 대자대녀를 교회로 초대하며, 유아세례, 첫영성체, 견진, 혼인성사를 받도록 적극 권장합시다. 가정에서 말씀을 생활화합시다. 성서를 읽고, 쓰도록 하며, 특별히 복음의 논리로 구체적인 일상의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한 달에 한 주일을 본당에서 ‘가정주일’로 정하여 온 가족이 함께 미사와 전례에 참여하고, 가정에서는 일주일에 하루를 ‘가정의 날’로 정하여 가족이 함께 모여 복음 말씀을 나누고 대화하며 기도할 것을 권고합니다. 가정에 소공동체 모임을 초대하고, 가족이 함께 기쁘게 미사와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맙시다.

 

2. 가정은 기도하는 공동체


가정은 기도하는 공동체입니다. 본당별로 가정을 위한 기도모임, 성체조배, 성시간, 피정, 다양한 가족교육을 실시합시다.「교구 가정 사목 위원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구 또는 지구 차원에서 실시하도록 합시다. 주 5일제 근무의 시행과 함께 여가와 휴식을 가족과 함께 보내며 가족 피정, 가족 프로그램, 특별히 젊은이는 선택Choice), 부부는 M.E 주말 등에 적극 참여합시다.

 

3. 가정은 청소년을 이해하는 공동체


청소년의 동반자가 됩시다. 올바른 아버지상 정립을 위한 아버지 교실 운영, 청소년을 위한 교육, 문화, 체육, 예술, 음악회, 성지순례를 본당과 지구별로 개최합시다. 청소년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하여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교육, 예술, 문화행사에 참여해봅시다. 특별히 교회에서 운영하는 초 중등 주일학교의 교육과 행사에 가족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읍시다. 교구 청소년 사목국 주관으로 실시하는 어린이 교리 잔치, 아뉴스제, 특히 ‘교구 청소년 대회’에 적극 참여합시다.

 

4. 가정은 봉사하는 공동체


지역 사회가 필요한 봉사를 실천합시다. 한 가정 1후원과 결연회원가입, 가족단위 자원봉사활동, 성당 내 힘든 가정 돌보기, 청소년시설 방문하기, 본당과 지구별로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을 위한 교리실 개방(공부방), 사회복지 학교 개설과 봉사자양성 강화, 가정을 위한 상담교육 등에 적극 참여합시다.

 

5. 성체성사가 중심이 되는 삶


“성체성사의 해”를 맞아 성체성사가 중심이 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삽시다. 공동체는 성체 안에서 성장하여 한 마음 한 몸이 될 수 있습니다. 주일 미사는 물론이고 자주 평일 미사에 참여합시다. 정기적인 성체 방문, 지속적인 성체 조배, 성체 현시와 성체 강복의 시간을 가집시다. 지구 단위로 성체 현양 대회, 가정 대회, 순교자 현양 대회, 선교 대회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가질 것을 권고합니다.

 


천주교 대전 교구 부교구장 주교 유 흥 식 라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