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3-28 03: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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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2년 청소년 주일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담화문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4)

 

<2011년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젊은이들이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제27차 세계 청소년 주일을 맞아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4)라는 주제로 담화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 때에 누리는 핵심적인 열매가 기쁨입니다. 젊은이들이 만나는 곳은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기쁨은 모든 사람을 이끌어 들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슬픔과 불안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기쁨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참으로 아름답고 신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시어 오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기쁨을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에 기쁨을 전할 소명이 있습니다. 이는 참되고 영원한 기쁨, 예수님께서 탄생하시던 날 밤에 천사들이 베들레헴의 목자들에게 전해 준 그 기쁨입니다(루카 2,10 참조). 하느님께서는 그저 말씀만 하시거나 인류 역사에서 놀라운 기적들만 이루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사셨습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여러분 주위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기쁨과 희망의 소식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이 이 기쁨을 더 깊이 체험하고, 여러분이 만나는 모든 이와 이 기쁨을 나누기를 바랍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젊은이들이 기뻐해야 할 다양한 이유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마음은 기쁨을 위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하느님은 참된 기쁨의 원천이십니다. 마음 안에 그리스도인의 기쁨을 간직해야 하고, 사랑의 기쁨, 회개의 기쁨, 시련 안에서도 기쁨을 누리는 기쁨의 증인들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면서 또한 동시에 현재 우리 사회가 활기차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놀랍고도 아름다운 세대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를 살펴보더라도 청소년들은 우리나라가 건강한 성장을 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일제 강점기에 문맹 퇴치를 위해 문맹 지역을 찾아가 한글을 가르치던 청소년들의 순수한 열정이 있었으며, 독립 운동을 하는 그 가운데에도 청소년들이 있었습니다. 서슬 퍼런 독재정권 앞에서도 청소년들의 순수한 열정은 대한민국이 가야 할 올바른 길을 제시하기도 했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청소년들의 열광적인 응원 모습은 IMF를 경험하고 의욕을 잃은 우리 국민들이 다시 일어서는 데에 큰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건강한 청소년의 순수한 열정이 살아 있는 사회는 힘찬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줍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 건강을 잃고 병든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암울한 어둠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스런 청소년들이 영적으로 또한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우리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살아가지 못하게 하는 온갖 위험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청소년의 폭력 문제를 심각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각 지방 자치 단체는 물론이고 각종 매스컴에서 최근 불거진 우리 사회 청소년 폭력에 대하여 심각한 걱정과 함께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발생한 폭력 사건이나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야만 대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청소년 폭력 문제의 해결책으로 가해자의 처벌을 엄격히 한다고 해서 이 고통스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처럼 발생하는 청소년 폭력은 청소년들 안에 곪아 있는 커다란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사회는 재발 방지를 위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교회도 복음의 논리로 우리의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오늘날 청소년 문화 안에서 야기되는 여러 문제들은 하나의 현상으로만 이야기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청소년 폭력 뿐 아니라, 급증하는 각종 청소년들의 정신적 질환과 청소년 자살, 또한 날로 심각하게 왜곡되어 가는 성문화 등은 개개의 사건들이 아닙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커다란 원인으로 인하여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여러 자료에서는 오늘날 청소년들의 고통스러운 현실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마다 10명의 청소년 중에 1명 이상이 학교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으며, 한 해에 자살 충동을 느끼는 청소년은 10명 중에 1명입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2006년에서 2010년까지 5년 동안 청소년 자살 건수는 놀랍게도 735명에 이릅니다. 끔찍한 전쟁이나 테러로 인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 안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청소년들 경험하는 현상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또한 10대 미혼모의 분만 건수가 한 해 7,0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그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낙태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왜곡된 성문화가 대중 매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 질환이 감지되어 정신과 정밀 진단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의 숫자는 한해에 9,000명을 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이러한 아픔의 원인들은 무엇입니까?

영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경제적 이득만을 취하고자 하는 상업적 논리입니다. 영상매체들이 청소년들에게 폭력과 왜곡된 성문화를 무분별하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한민국 안에서 청소년들에게 전해져 그들의 영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만들어야 할 친구들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으로 만드는 무분별한 경쟁 구도의 조장입니다.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친교를 나누면서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랑의 문화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우월함만을 표현하게 만드는 죽음의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청소년 문화 안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곧 우리 사회의 문제요, 성인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뿌려놓은 씨앗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우리는 보다 넓고, 보다 근본적인 시각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다가서야 하겠습니다. 우리 자신의 삶을 깊이 반성하고 회개하여 올바른 사랑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장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청소년들이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참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내가 선택할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지? 나의 장래 희망이 무엇이며 왜 나는 그것을 원하고 있는지?”이런 질문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인기를 얻으려는 수동적인 선택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나의 노력과 결실을 어떻게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는지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성적에 따라 장래 희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장래 희망을 위해 내 성적을 만들어 나아가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합니다. 나의 미래를 나 스스로가 만들어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으며, 내가 가진 신앙의 소중함을 알고 그 신앙의 기쁨을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는 습관을 키워 가도록 도움을 주도록 합시다.

 

특별히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저 세속의 가치에 휩쓸려 불안해하며, 스스로가 왜곡된 문화의 노예가 되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깊은 반성을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진 부모는 신앙의 눈으로 세속의 잘못된 가치관을 올바로 볼 줄 알아야 하며 그 앞에서 용감해야 합니다. 자녀들의 신앙생활이 경쟁 사회에서의 도태됨이 아닌 건강한 영혼을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알고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이 신앙 교육에 있음을 부모 스스로가 모범을 보여주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청소년 자녀들이 그리스도를 올바로 만나게 해주고, 그리스도를 체험하게 해주며,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며,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스도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청소년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불안과 스트레스, 탈선과 무질서함이 아니라 희망과 기쁨 그리고 사랑이어야 합니다. 참된 희망과 기쁨, 참된 사랑과 자유는 교회만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그 참된 선물을 청소년들이 알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 스스로도 청소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청소년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 참된 가치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청소년들로부터 사랑받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여러분,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2012527

27차 청소년 주일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유 흥 식 라자로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