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3-28 0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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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제96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문 (2010년 4월 25일)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로 하고 이민의 날을 지내고 있다. 주교회의 2000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는 해마다 해외 원조 주일의 전() 주일을 이민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으나,

2005년부터는 이 이민의 날을 51(주일인 경우)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 오고 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올해 제 96차 세계 이민의 날의 주제인 미성년 이민과 난민은 우리가 사랑해야 할 가장 작은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라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미성년 이민과 난민가장 작은 이들로 여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어릴 때 몸소 이주를 체험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과 요셉과 함께 헤로데의 위협에서 벗어나려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셨습니다(마태 2,14 참조).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회칙진리 안의 사랑에서 이민 현상이 수많은 사람이 관련되어 있고, 그에 따른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종교적 문제를 가져오며, 국내와 국제 공동체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는 것에 커다란 우려를 표명하시면서, 이주민에게 어떤 처지나 상황에서 모든 이로부터 존중받아야 하는,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이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62항 참조).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의 노예 상태로부터 이주노동자로서의 생존을 위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활대축일 교회 전례는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셨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세상의 모든 민족과 백성을 구원하셨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주님께서는 믿는 이들에게 항상 과거를 돌이켜보고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에 대하여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한민족의 역사 안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일제치하의 삶이 그러하였고, 특별히 제2차 세계 대전 말기에는 광산이나 밀림, 군수공장 등지에서 목숨을 건 중노동에 시달렸으며, 심지어는 정신대로 끌려가 몸과 영혼마저 빼앗겼습니다.

 

625전쟁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광부와 간호사로서 새로운 일터를 찾아 독일로 갔습니다. 이들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중노동을 경험하기는 하였지만, 독일 정부와 특별히 교회가 그들을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하였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1980년을 전후하여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나라를 위하여 중동지역으로 가서 사막의 뙤약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힘든 토목과 건축 일을 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잘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많은 현대적인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들처럼,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 우리 인구가 빨리 고령화되는 반면에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향후 급격히 줄어드는 인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여성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3D업종(어렵고 힘들고 더러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주노동자들의 생활과 노동 조건이 많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매우 부족하고 개선할 점이 많습니다. 가톨릭교회와 많은 착한 사람들이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여성들을 여러 면으로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여성들을 대하는 사고방식과 태도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돕는 일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몇 사람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교회,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데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부 당국에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아직까지 제대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실무자들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단속이 즉흥적으로이루어지고,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을 수용하는 보호소를 비롯한 불법 체류자 시설들이 매우 부족하고 열악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와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일터에서 자신의 고향 나라까지 자유로운 왕래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률이 제정되기를 바랍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사회 회칙진리 안의 사랑에서 이주를 세계적인 문제로 언급하셨습니다(21항 참조). 교황님께서는진리 안의 사랑에서 모든 나라들이 개인 이주노동자와 그들 가족의 필요와 권리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보호하여야 함을 역설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결코 소모품이거나 단순한 노동력만도 아닌,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62항 참조).

 

세계 이민의 날을 맞아 성경 말씀과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와 교황님들의 회칙들을 마음 깊이 새기고 합당하게 실천하겠다고 다짐합시다.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안아줍시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제2의 고향으로 느끼고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임무입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유 흥 식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