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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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06년 제23회 자선 주일 담화

평화가 이 땅 모든 이들과 함께!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이 바라는 것은 행복입니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잡기 위하여 찾아가는 길은 천차만별(千差萬別)입니다. 어떤 이들은 고통과 어려움을 지불하지 않고 쉽게 행복에 도달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고통과 어려움을 통과하지 않은 행복은 참된 행복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참된 행복을 맛보지 못하고 거짓행복 속에 살고 있기에 우리의 사회가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는 구조적 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참으로 행복하게 살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걸고 기도하고 있는 데에 나타나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주신 첫 번째 메시지가 바로 평화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음은 너무도 명백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주시기 전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고통이 있었음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행복은 십자가를 통하여만 얻을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거부하고, 피하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바라는 것은 노력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바라거나, 씨를 뿌리기만 하고 풍성한 수확만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땀 흘려 일을 해야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고, 열심히 연구하여야 새로운 결과물을 통해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습니다.

 

2.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법대로 살아야만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 때에 이 세상뿐만 아니라, 죽은 후에도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은 이 세상의 눈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고, 하늘의 지혜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마태 5,3-12 참조). 내 것을 사랑으로 나누는 마음이 있을 때, 이웃의 아픔에 연민을 가질 때, 주어진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대로 실행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누리며 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공동체가 누리는 조화의 최고 단계입니다. 특히 가난하고, 굶주리고, 병들고, 헐벗고, 외로움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돕고 사랑함으로써 최고의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평화를 누릴 때만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우리의 주위를 바라보면 사랑과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특별히 상대방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도울 때에 우리는 평화의 건설자가 되고 행복을 낳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3.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첫 번째 회칙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25항에서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교회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는 일종의 복지 활동이 아니라 교회 본질의 한 부분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데에 필수적인 표현입니다. 교회는 온 세상에 퍼져있는 하느님의 가족입니다. 이 가족 안에는 필수품이 없어 고통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사랑 실천은 무엇보다도 긴급한 요구와 특수한 상황에 무조건 응답하는 것입니다. 굶주린 이를 먹이고, 헐벗은 이를 입히며, 병자들을 돌보고 치유하며, 감옥에 갇힌 이들을 방문하는 것입니다.”(상동 31)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어려운 이웃을 구체적으로 도와야 하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가족인 교회는 도움을 주고받는 곳인 동시에, 교회 밖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상동 32).

오늘 자선주일에 우리들의 사랑과 정성이 모아지면 교회 공동체가 좀 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나눔을 부탁드립니다.

 

4. 우리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애타게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참된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실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외로움, 어려움,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도 예외가 아닙니다. 각박하고 메마르고 어두움이 짙게 깔린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손길과 사랑이 기다려집니다. 이처럼 대림 시기는 주님께서 다시 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때이며,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시기이며, 우리들은 주님의 사랑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시기입니다. 하느님께 올바른 대답을 드리기 위하여 속죄와 회개의 삶이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속죄와 회개의 삶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특별히 금년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은총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우리의 이웃에게 구체적인 사랑의 도움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

 

 

20061217일 자선 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 카리타스)

위원장 유 흥 식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