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40720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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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125위 단상(46) - 수만 마리 참새들이 재잘대며“거룩하시다.”: 김조이, 이봉금, 심조이


충청도 덕산 출신의 김조이(아나스타시아)는 성격이 원만하여 신앙을 갖기 전에도, 그 후에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녀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봉금(아나스타시아)이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났을 때 봉금이는 12살이 채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포졸들이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잡아가지 않는데 웬일인지 봉금이는 예외였다.

평소 딸에게 좋은 표양과 가르침을 주던 어머니 김조이는 끝까지 신앙을 지켜 딸에게 모범이 되었다. 그런데 딸이 문제였다. 나이가 너무 어려 포졸들이 체포를 해놓고도 막상 어찌할 수가 없었다. 봉금이를 심문하던 관장은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이라도 신앙을 버리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놓아주겠다고 하였지만 봉금이의 대답은 당돌했다.

“일곱 살이 되기 전에는 철도 없고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서 하느님을 잘 섬길 수가 없었지만, 일곱 살 때부터 저는 하느님을 섬기고 흠숭해 왔는데 어떻게 오늘 그분을 부인하라고 하십니까?”

결국 이 어린아이에게 매질까지 하였지만 끝내 배교 의사를 밝히지 않자 죽이기로 결정하였다. 같이 사형판결을 받았으나 어머니 김조이는 형벌로인한 여독으로 먼저 죽음을 맞았고, 딸 봉금이는 옥에서 한밤중에 몰래 교수형에 처해졌다.

전주 옥에 갇혀 있다 순교한 심조이(바라바라) 역시 자기 자식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간 분이다. 머리가 나빠 교리를 배울 때에 애를 먹었지만 신자가 된 후 누구보다 좋은 표양을 보이던 그녀는 박해가 일어나자 세 살짜리 아들과 함께 체포되었다. 아이가 있어 마음이 약해질 법도 한데 그녀의 대답은 한결 같았기 때문에 형관은 다음과 같이 보고서를 올렸다.

“심조이는 시아버지에게 흉악한 법(천주교)을 전수받았고..... 7년 동안 강론하고 익힌 것이 이미 오래되었고, 십자가에 맹세한 계율을 바꿀 수 없으며,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하니 죽여도 아깝지 않습니다.”

결국 심조이는 1839년 11월 11일 26세의 나이로 순교하였는데 그녀의 세 살배기 아들도 같은 날 몇시간 후에 숨을 거두었다.

옥에서 어머니와 함께 운명을 같이한 두 아이들을 보며 어린이 성가의 가사가 떠오른다. “.... 수만마리 참새들이 재잘대며 거룩하시다.”추수를 앞둔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참새들의 소리는 낱알을 까먹는 귀찮은 소음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작곡한 사람은 그 소리를 찬미의 지저귐으로 들었다. 참새 같은 두 아이들, 김조이의 어린 딸과 심조이의 세 살배기 아들의 죽음을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을까?

글 :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장 (2012년 11월 25일자 대전주보 : 제21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