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호 : 53776
  •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 :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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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시노드 본회의 개막 교구장 담화문 발표(의제 발표)

시노드 본회의 개막미사 담화문

†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2017년 12월 8일(금)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개최된 대전교구 시노드 본회의 개막미사로 본회의 단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며 본회의 의제를 발표합니다. 

 

[시노드 본회의 개막 교구장 담화문]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소서, 성령님!
   사랑하는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 여러분,
   2년 전, 바로 오늘, 자비의 희년이 시작되는 날, 바로이 자리에서 교구 시노드 개최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선포하였습니다. 이렇게 길고 험난한 여정이 될지를 온전히 예상하지는 못했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중개를 통하여 우리를 성령께 내어 맡기는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간의 상황도 좀 바뀌었고, 앞으로도 더 바뀌겠지만, 신앙의 여정을 우리가 함께 손잡고 걸어간다는 것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순교성인들과 무명 순교자들의 거룩한 피와 전구가 우리 교구를 키우는 밑거름이었음을 기억하며, ‘대전교구 설립 70주년’을 준비하는 시노드 본회의를 시작하며 성모님과 순교자들의 전구를 통하여 하느님께 맡겨드립니다.

   제가 주위의 많은 염려에도 불구하고, 시노드를 선포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회는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와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표지요 도구이다.”(『교회헌장』 1항)와 “교회를 친교의 원천이며 친교의 학교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막 시작한 천년기에 우리가 당면한 큰 과제입니다.”(『새 천년기』 43항)라는 말씀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전 인류의 깊은 일치를 표시하고 이루어 주는 도구이며, 친교의 원천이고 친교를 배우는 학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의 ‘공동 창조자’로 불리움 받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부어 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일치와 화해, 나눔과 섬김, 관용과 배려의 삶을 살아가며, 하느님의 현존을 증거할 소명을 받았습니다. 이는 우리가 받은 제일 큰 소명인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가는 길이며, 복음이 암울한 시대에 증거의 삶으로 기쁜 소식을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이 시대는 일치와 화해, 나눔과 섬김, 관용과 배려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치는 물론, 종교도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 이기주의와 국가 이기주의가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배척과 차별, 갈등과 분열, 지배와 탐욕이 개인과 국가의 건강한 정신을 해치는 현실이고, 우리 한반도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이런 시대의 현상을 뼈를 깎는 반성의 자세로 직면해야 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잔인한 사건과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되는 사고, 점점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늘어나는 자살과 이혼율, 생명 경시와 쉬는 신자의 증가는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교구 설립 70주년’을 준비하며 시노드의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본회의는 그간의 작업을 함께 확인하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교회의 이름으로 증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이 작업은 시노드 개최 때 제시한 『복음의 기쁨』과 ‘순교영성’이라는 두 개의 대전제를 중심으로 계속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대전제는 우리 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 주는 거울이 될 것이며, 동시에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교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이 시대의 거울과 나침반 :『복음의 기쁨』
   1. 먼저, 이번 시노드를 관통하는 첫 번째 대전제는 『복음의 기쁨』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3년에 반포한 『복음의 기쁨』을 통해 시대의 징표와 교회의 임무를 선명하게 그려 주셨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인류가 직면한 세상의 도전들을 제시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그것은 교회가 더욱 ‘선교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의 기쁨』 33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선교를 핵심으로 하는 사목은 “우리는 늘 이렇게 해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자기 공동체가 지닌 복음화의 목표와 조직, 또 그 양식과 방법을 과감하게 창의적으로 재고하도록 권유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복음의 기쁨』에서 제시하는 시대의 징표와 성좌의 제안을 근거로 시노드를 진행할 것입니다. ‘선교를 핵심으로 하는 사목’, 이것은 우리 교구의 현재 모습을 되짚어보는 기준점이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교구 공동체가 이루어야 할 변화와 쇄신의 지향점입니다.
   선교는 신앙의 강요나 영세를 통한 교인 수의 증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과제인 선교 즉, 복음화는 교회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신적 능력으로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이 관계하는 활동, 그들의 생활과 구체적 환경을 변혁시키려고 노력하는 일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음화는 새롭게 신앙에 생기를 불어넣고, 우리 사회의 고통과 악을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분명한 점은 복음화 활동의 주도권이 하느님께 있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복음의 기쁨』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모든 참다운 복음화 활동은 언제나 새로운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새로움’은 하느님께서 신비로운 방식으로 만드시고, 영감을 주시고, 일으키시며, 인도하시고, 또 수많은 방식으로 동행하시는 새로움입니다. 즉, 우리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통해서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변화의 모델을 발견하고, 시노드 여정 안에서 이것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선교를 지향하는 신앙인들의 모델 : 순교자
   2.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거울이자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순교자들’입니다. 우리 대전교구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피로 지켜낸 신앙의 터전 위에 세워졌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향하여 당당하게 복음을 증거했던 순교자들은 우리 신앙인들의 훌륭한 모범이며, 닮아가야 할 모델입니다. 따라서 ‘순교영성’은 신앙인들의 변화와 쇄신이 갖는 목적과 방식을 보다 분명하게 가르쳐 줌으로써 시노드를 관통하는 두 번째 대전제가 됩니다.
   ‘순교영성’은 순교자들의 죽음만을 바라보며, 단지 그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아닙니다. 순교영성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분들이 삶으로 증거한 신앙과 삶의 여정을 의미합니다. 순교는 박해하는 자들 앞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행위로 맞은 자발적인 죽음, 곧 신앙의 증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순교영성에 기초하여 진행되는 시노드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순교자들이 살아온 공동체적 삶과 사회복음화를 위한 노력을 기억하고, 그 자세를 각자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오늘의 사목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어원적으로 볼 때, ‘순교’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아시다시피 ‘순교’는 ‘증거’입니다. 저는 시노드 또한 ‘교회를 통한 하느님의 활동을 증거하는 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노드는 교회의 지체들이 함께 모여, 교회를 통해 활동하시는 하느님과 깊은 일치를 이루면서, 교회가 하나되고 세상과 하나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노드는 곧, ‘함께 걸어가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가 순교영성을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작업이 또한 시노드라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아닌, 삶으로 증거하는 순교입니다. 차별과 배척이 지배하던 시대에 섬김과 나눔을 살았던 순교자들은 죽음과 사회적 불이익의 위협 아래서도 오롯이, 그리스도의 복음이 진리임을 삶으로 증거하였습니다. 시노드를 통해 평신도는 일상에서의 순교를, 사제는 사목을 통해, 자기 양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는 착한 목자를 본받는 순교하는 영성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복음의 기쁨』과 ‘순교영성’은 시노드를 통해서 새로운 변화의 모델을 찾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대전제를 토대로 우리 교구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청사진들을 마련하고 주춧돌을 세우는 작업들을 이어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두 가지 대전제를 토대로 시노드 본회의 세 가지 의제를 발표합니다.

   첫 번째 의제는 ‘순교’입니다.
   순교는 『복음의 기쁨』과 함께 시노드를 관통하는 대전제로서, 다른 의제들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의제인 순교는 ‘순교자들의 삶’을 말합니다. 순교자들의 삶을 의제로 선정한 이유는, 그분들의 삶을 학술적인 논쟁이나 토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순교자들의 삶을 함께 바라보는 과정이 다른 의제들을 다루는 과정 안에 이어지길 바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즉, 순교는 다른 의제들과 연관된 공통의 의제와 같습니다.

   두 번째 의제는 ‘사제’입니다.
   우리 교구 사제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구가 가장 주력해야 할 1순위가 ‘사제 쇄신’이었습니다. 우리 사제들 스스로가 낸 목소리입니다. 교구의 변화와 쇄신에 앞장서는 신부님들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신부님들의 뜻과 함께하며, 사제를 본회의 의제로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임을 확신합니다. 본회의 두 번째 의제인 ‘사제’는 사제의 영성과 생활, 직무, 공동체의 운영과 친교 등 많은 주제들을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 의제는 ‘평신도’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명하듯이 평신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이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은 스스로 신앙의 길을 찾는 진리에 대한 열정을 지녔고, 어려운 시대적 상황마다 신앙을 온 삶으로 증거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의 평신도들은 세상을 향하여,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구체적인 삶의 자리 안에서 선교와 증거의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죽음의 문화가 여전히 우리 신앙인들의 삶과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세상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화되어 갈수록 이에 못지 않은 수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평신도의 위기는 곧 우리 교회의 위기입니다. 이에 따라 세 번째 의제를 ‘평신도’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신도들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함께, 가정과 생명, 노인, 청소년, 냉담자 문제 등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중요한 주제들을 이번 시노드를 통해 다루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본회의 과정을 통해서 이 세 가지 의제를 다루게 될 것입니다.
   우리 대전교구는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일구는 도시와 행정전문가들이 밀집된 지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래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다문화 이주민과 새터민, 농어촌과도 공존합니다. 이런 점에서, 신앙과 과학의 대화를 통해 우리 시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진리의 표현 방법을 모색하는 일, 또한 각종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 안에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심어내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 활동과 사목 활동이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생명력을 드러낼 때, 우리의 활동이 증거와 순교, 그리고 복음화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 사랑의 온기를 전하는 가운데, 어두움을 물리치는 새로운 사태를 열어가기 때문입니다.

   한편, 핵무기의 위협 앞에서 우리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이라지만, 선하신 하느님의 창조를 찬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 평신도의 희년’ 주제인“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는 말씀처럼,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 선택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희망할 수 없는 곳에서도 희망하고,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신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성모님 모습이기도 합니다. 때론, 하느님의 계획 앞에 인간적이며, 세상적인 계산과 걱정, 두려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가브리엘 천사의 말처럼 “성령께서 우리를 이끄실 것”이고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이기에,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성모님처럼 기도하며 함께 걸어갑시다!

   시노드를 준비하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며, 저는 여러분들의 성숙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교구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물었을 때, 사제는 우선적으로 사제 자신의 쇄신을, 평신도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힘든 소극성을 반성하였습니다. 교구의 부족한 면을 남 탓이 아닌 나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겸손과 상대의 부족을 비난이 아닌 사랑으로 품어내는 자랑스러운 모습이기에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제 자신에 대한 조사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교구 가족들에게 성실하게 다가가는 주교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두려움을 버리고, 순교영성이 던져 주는 과제와 『복음의 기쁨』을 통해 교황님께서 전해 주신 충고와 제안을 받아들이며, 대전교구의 특성을 반영한 시노드를 통한 한국교회의 복음화가 세계교회의 성장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개인의 삶, 기도뿐 아니라 교회의 사목활동을 통해 이를 함께 이루어 갑시다!

   주님, 우리나라에 평화를 주소서.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 땅에서 순교하신 분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7년 한국 교회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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